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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사연하나 추억하나 (행복한집)

작성자 ***

작성일06.08.04

조회수2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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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에 4번 소식지를 통하여 어르신들의 생활과 사연들을 실어 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여름편에 실린 에피소드 입니다. 행복한집 카페에 오시면 더 많은 글 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cafe.daum.net/ihyo (다음검색에서 군산행복한집을 찾으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집으로**

얼마 전 비슷하게 입소를 하신 김모할머니와 이모할머니. 늘 자매처럼 붙어 다니시며 집에 가신다며 직원들을 조르십니다.


하루는 좋게 말할 때 문을 열라고 하시는 김모할머니 이번엔 혼자는 안되겠는지 이모할머니를 동행 하시고 또 집에 가야겠다며 문을 열라며 갖은 회유와 협박(?)을 하십니다.


그럴 때면 잠시 마당에 나가 산책을 하고 오시면 한동안은 잠잠 하십니다. 그렇게 매일 일상을 반복하시던 어르신이 요새는 마당에 나가시면 안에 들어오지 않겠다며 버티십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끝에 이 모 할머니의 가장 큰 약점인 아드님에게서 전화가 올 거라며 거짓말을 합니다. 그러면 이모할머는 천사표 얼굴을 하시고는 “그려 알았네” 여기서 기다린다고 하십니다.


아들인척 남자 직원과의 통화로 잠시 할머니를 안심시키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할머니는 기억이 짧은 관계로 또 집에 가야한다면서 사시던 동네 이름을 대시며 집에 가야 한다고 합니다. 집에 아이들이 있어 집에 가야 한다고........


날이 갈수록 어르신들이 집에 가야한다는 욕구도 강하고, 횟수도 늘어 직원들이 지쳐 갈 때 쯤 어르신들께 문을 열어 드리며 가시라고 합니다.


직원이 멀리 떨어져서 모른척 어르신들을 살피며 두 어르신들의 행동을 지켜봅니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멀리 가지 못하시고 실내에서만 왔다 갔다 하시며 만나는 사람들과 담소도 나누시고 식당에 앉아 계십니다.


지나가는 척 하면서 왜 집에 안가시고 여기 계시냐고 여쭈어 보면, 네가 뭔데 내집에서 가라마라 하냐며 이놈이 주인도 못 알아본다며 역정을 내십니다.


잠시 후 오늘 밤에도 여지없이 집에 가셔야 한다며 두 분이 문을 나섭니다. 멀리서 지켜보고 있으면, 어두워진 밖을 보시고는 두 분이 귓속말과 눈을 찡긋거리며 서로 사인(?)을 보내십니다.


한참을 걸어가시더니, 뒤 따라오는 나를 보시고 “왜 뒤에서 미행을 하냐며 우리가 공산당이여 간첩이여” 하십니다. 대꾸도 않고 지나가는 나를 보고 왜 저러나 쳐다보시더니 나를 불러 세웁니다. “배가 고파 죽겄네 먹을 것 좀 주소” 하십니다.


집에 가는 길이 어디냐고 물어 볼 것이라는 나의 예측과는 다른 요구에 나는 얼른 간식을 준비해 드립니다. 너무나도 맛나게 드시는 어르신 나중에 복 받으라며 인사를 잊지 않으십니다.


간식을 다 드신 후 오늘은 밤이 늦어 못가겠으니 하루 주무시고 가야겠다면서 이해해 달라고 하십니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무사히 건강하게 마칩니다.


내일 아침이 되면 두 어르신은 또 집에 가야 한다며 직원을 조르는 걸로 일상을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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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수정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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