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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아버지의 단두줄의 편지

작성자 ***

작성일06.03.03

조회수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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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단 두줄의 편지

어릴적부터 아버지는 술에 취했다 하면

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손찌검까지 하셨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던 해 아버지는 관절염이

심해져 더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셨는데,

그 때부터 늘 술에 빠져 지내셨다.

그런 모습에 화가나 폭팔한

나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제발 그만좀 해요.

한두번도 아니고, 부끄럽지도 않아요?"

"엄마는 불쌍한 사람이다.

너희들, 엄마한테 잘 해야 한다.

맨날 그런말 하면서

왜 엄마를 그렇게 못살게 굴어요.

아버진 그런 말 할 자격도 없어요!"

그 일이 있고 나는 아버지를 피해 다녔다.

아버지도 그 동안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으셨는데 그렇게 닷새째 되던날,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아버지가 다시 술을 들고 계셨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찾으시니 어서 가 보라고 몇번을 말씀하셨지만,

실망이 컸던 나는 내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결국 안절부절 못하시는

어머니 때문에 안방으로 건너갔더니 아버지는

이미 잠들어 계셨다.

잠든 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나 쇠약해 보였다.

하얗게 센 머리카락,

늘어진 눈꺼풀, 푹 패인 볼, 내려앉은 어깨,

핏줄이 심하게 불거진 가느다란 손...

돌아서 나가려는데,

아버지 옆에 하얀 종이쪽지가 눈에 띄었다.

얼마나 매만졌는지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그 종이를 펼쳐 든 순간 눈앞이 흐려졌다.

'막내에게, 미안했다.'

라는 단 두줄의 편지

초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한 아버지는

비뚤어진 글씨로 그렇게 당신의 마음을 적어 보인 것이었다.

그리고 옆에 다 부서져 버린 과자봉지가 있었다.

눈도 안맞추고 말도 하지 않았던 며칠 동안,

마루에 앉아 주머니 속에서

자꾸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던

아버지의 모습이 눈물속으로 번져갔다.

호남 이발관에서 빛나리 옯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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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수정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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