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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할머니를 부르는 전화 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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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07.01.31

조회수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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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무료요양시설 행복한집에서 벌어지는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이 글을 읽는 이에게 잠시 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집의 사연이 궁금하신 분은 cafe.daum.net/ihyo를 찾아 주세요.)

할머니를 부르는 전화 벨소리

언제부턴가 전화벨이 울리면 내 전화인가 보라며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시는 김00 어르신.
식사를 하다가도 방에서 동료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반사적으로 한걸음에 전화벨이 울리는 곳까지 달리듯 오시는 어르신. 매일 매일 우리 얘들 전화 같다며 직원들 보다 먼저 달려오신다. 아니라고 하면 돌아서시며 하시는 말씀 “맨날 거짓깔만 하네 뭣하러 남의 전화를 안바꿔줘” 하신다. 방에 들어 가셔서 동료 어르신께 하시는 말씀이 “ 내 전화가 왔는데 저 사람들이 안바꿔 주네 이상하네” 하신다. 오늘도 아들 전화를 기다리는 어르신에게 아들 목소리와 손주 목소리가 담겨 있는 전화벨이 할머니의 귓가에 울린다.

무엇이든 변신하는 만능 리모콘

화장실 가는 것조차 귀찮아하시며 참다 참다 소변이 방광이 꽉 찼을때 화장실을 가시는 원00 할머니가 계신다. 움직이는걸 매우 귀찮고 싫어해서 항상 보행운동(산책)을 할때 할머니 밖에 나가 바람 좀 쐬게요~하며 사정 사정을 해야 들어주는 할머니시다. 그런 할머니께서 어쩐일이신지 누가 시키지도 않으셨는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스테이션쪽으로 성큼 성큼 걸어 오시는게 아닌가? 할머니가 왜그러시지? 하며 계속 지켜보니 어르신 스테이션 위에 올려져 있던 TV리모콘을 발견하시고는 걸어 왔던것이였다. 할머니 그거 가져가시면 안되요하고 대답해드리자 내꺼 내가 가져간다는데 왜 안돼냐? 하시며 오히려 눈을 흘기며 내게 꾸중을 하신다. 그게 할머니꺼예요? 하고 다시 물으니 그려! 옛날부터 내가 가지고 있던것이여~ 하시며 손에 꽉쥐고서는 신주단지 보물 마냥 애착을 갖고 만지작 거리신다. 할머니에게 리모콘이 손에 쥐어지면 만능 리모콘으로 변신을 한다. 때로는 가족과 함께 통화를 하는 전화기로 변신을 했다가 화가 났을때 누군가를 혼내주는 방망이로 변신을 하고 심심할땐 장난감(버튼을 누르심)으로 변신을 하는 만능 리모콘!!
그래서 그렇게 애착을 갖는지도 모르겠다. 할머니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식사도 골고루 하셔서 건강하고 오래 행복하게 살아요~*^^* 사랑합니다.

장미꽃 마을 & 땡기벌 마을

달님동과 별님동에는 장미꽃처럼 할머니들과 땡기벌마을 할아버지들이 생활하신다. 좀처럼 내외의 마음을 접지 않으시는 어르신들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른 지 1여년. 이젠 두커플의 어르신들이 서로를 아껴주신다. 주위의 시기와 질투에도 굴하지 않고 지켜온 우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그 세대 어르신들의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여성의 희생이 강조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분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젊은이들처럼 할아버지들이 끊임없이 간식거리들을 사서 나르고, 할머니들은 당연한 듯 간식을 받아들고 입맛이 없다는 둥의 투정을 하신다.
젊은 시절 내자에게 다하지 못한 표현을 전하는 할아버지, 젊은 시절 영감님께 받아보지 못한 친절을 받아들이는 할머니. 나는 이런 모습이 참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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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수정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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