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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억울하고 분합니다...

작성자 ***

작성일07.10.06

조회수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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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고 분합니다...



정말 너무 속상해서 눈물밖에 안 나옵니다.

세상사람 모두 평등하고
직업엔 귀천이 없다고 배웠습니다.
배운 게 없어 무식하다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이 이렇게 무서운 나라인지...
절실히 느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60평생 길거리장사를 하셨습니다.
돈이 없는 게 죄라는 걸 오늘에야 뼈저리게 느낍니다.
돈이 있으면 가게를 할 테지만 배운 것이 없고
돈도 없으니 계절마다 물건을 바꿔가며 노점을 하십니다.
가족들 끼니 거르지 않을 만큼만이라도
벌고자 아등바등하십니다.

제가 오늘 어머니를 따라 어느 지방축제에 갔습니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셔서 어떻게든 병원비라도,
물건 값이라도 벌려고 장사에 따라나섰습니다.
저희 외가댁 식구들과 함께 갔는데 외가 역시
외삼촌이 장애인인 영세민 가족으로 노점을 하십니다.

잘 걷지도 못하시는 연로하신 외삼촌...
서울에서 지방까지 물건을 어렵사리 들고 가
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자리를 펴는 순간,
몇 개의 물건이 팔리더군요. 기분 좋았습니다.
하지만 물건 팔아서 얼마나 남겠습니까?
몇 백원에서 천 얼마 정도 남는 게 고작입니다.
그래도 차비라도 빠질 수 있겠구나...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자리를 편 지 10분 쯤 지났을까...
난데없이 어느 남자가 제 바구니를 들고 뛰길래
"도둑이야~"하고 외치며 뒤따라 뛰어가서
왜 훔쳐 가냐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제 물건을 집어 드니 갑자기 시커먼 경호원
옷을 입은 남자 여러 명이 제게서 물건을 낚아채며
어디서 난동이냐고 소리치는 겁니다.
그제야 '잡상인 단속'이라는 현수막이 보이더군요.

제 바구니는 한순간에 내동댕이쳐졌습니다.
'장사도 못했는데', '물건 값이 얼만데...'
이런 생각에 장사 안 할 테니
물건을 돌려달라고 애걸복걸했습니다.
하지만 말이 안 통했습니다.
바구니를 안 빼앗기려고 움켜쥔 채 경호원들과
몸싸움을 한 외삼촌의 손에서는 피가 철철 흘렀습니다.
걸음도 제대로 못 걸으시는 장애인인데...

'잡상인 주제에 어디서 행패냐'는 식이더군요.
행패 부린 거 없습니다.
'여기서 장사하면 물건을 압수하니까 가세요'하고
좋게 말하면 저희 식구들이 떼라도 쓴 답니까?

과태료 십만원 물고 물건 찾아가라고 하더군요.
하늘이 무너졌습니다.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장사 물건 뺏긴 것도 앞이 캄캄한데 과태료라니...

높으신 나라님들...
길거리상인이 그렇게 죄인가요?
무시당하고 막돼먹은 말까지 들을 만큼 죄인인가요?
장애인은 대체 무얼 먹고 살아야 하냐고
눈물로 호소하는 외숙모에게
'장애인이 대수냐, 벼슬이냐'며
반말로 독기 품은 말을 내뱉었죠.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요?
강도짓을 할까요, 아니면 사기를 칠까요?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
몇 푼이라도 벌겠다고 나간 제가 정말 잘못된 건가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 새벽편지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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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위로를 해야 할까요?
누구를 탓해야 하는 건가요?
같이 울어주는 일밖에, 힘내라는 말밖에
할 수 없어 참으로 안타깝고 미안합니다.

새벽편지 가족 여러분!
여러분의 위로가 모여야 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만이
이 땅의 소외된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습니다.





- 온 마음으로 위로합니다. -




☞ 배경음악
Tears [The Daydream]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데이드림(Daydream)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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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수정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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