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제 동생 눈 아파서 원도심 이성당 근처 군산안과에 데려다 주고 나오는 길에, 편의점 앞에서 웬 언성이 높이는 소리가 나더군요.
편의점 바로 귀퉁이에 한 초라하신 할머니가 웬 건장한 남자와 실갱이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딱봐도 공무원같은 사람이 그 불쌍한 노인네에 막 뭐라고 하고 있더군요.
그 할머니께서는 편의점 바로 옆 골목 길바닥에서 비닐봉다리 몇개 갔다놓고 밤을 파시는 분이셨습니다. (노점상도 아님)
윽박지르면서 그 남자들은 할머니한테 뭘 가르치듯 손가락질 하고, 화를 내고 있더군요. 그런데 그 할머니는 뭐라 제대로 대꾸도 못하고 있더군요.
약국에서 약사가지구 나오니까 그 남자들 할머니가 팔려고 내놓은 밤을 빼았아 가서 자기네 트럭으로 가더군요.
보니까 트럭에는 "불법점용도로단속" 이라고 써있었고 분명 시청 공무원들인거 같았구요, 그 할머니께서는 트럭 보면서 막 우시면서... "밤 달라고... 밤달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다가가서 왜 그러시냐 여쭤보니, 저 사람들이 밤새도록 손가락 까지면서 까놨던 밤을 가져갔다고 하염없이 우시더군요. 그러시면서 제게 손가락이 다 벗겨지고 까진 엄지손가락을 보여주시더군요.
저번에도 이런일이 있으셨는지, 리어카도 가져가서 손주랑 간신히 찾아왔다 그러시던데.. 너무 너무 마음이 안좋아서 제가 조금 돈 드리고 돌아섰습니다. 할머니께선 제 손 잡고 안놓으시더군요. 이런 좋은 분이 계시다고 하시네요.
저 좋은 사람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 장면을 보면 어느 누구든 열통 안터지겠습니까?
법. 좋아요. 있어야합니다. 하지만, 이게 사람이 할 짓입니까?
그 할머니께서 뭘 얼마나 잘못했습니까? 불법 도로 점용이라서? 뭔 도로 점용!!! 제가 보기에는 1/4평도 차지 않하구, 큰 길가도 아니구~ 편의 점 옆에 냄새나는 수체구멍 옆에서 장사하시는 분을... 당신들이 사람입니까? 제발 정신 좀 차리십시오. 당신들은 정말 나쁜 놈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