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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빈손으로 우리곁을 떠나신 법정스님

작성자 ***

작성일10.03.15

조회수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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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지네 가을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어제는 아내와 함께 늘 봄이 오면 아름답게 진달래꽃이 피는 율북리 뒷산에 오르다보니 산 어귀에 난 큰 구덩이가 보이고 조금을 오르다 보니

고소풀이 파릇하게 돋아난 자리에서 아내가 나에게 고소 풀 한 잎을 따 맛이 어떠냐고 물어보는데 먹어보니 아직은 초봄이라서 고소 잎은 신맛이 나지 않고 그냥 풀 냄새다

어릴 적 바위 백이 에 난 찔레꽃 새순을 따먹고 고소랑 삘기랑 뽑아 먹으면서 지냈고 소나무 새순이 날 적에는 껍질을 벗겨서 단물을 빨아 먹었던 그 시절에 우리는 동내 아이들과 술래잡기를 했었지 어른들은 진달래술을 담그려고 꽃잎을 타왔고

무궁화 새로 돋아난 순으로 할머니께서 참기름 쳐 나물을 해 주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등산길이다

감기 몸살로 여러 날 고생을 하는 아내가 토요일 오전에 경포교회 주일날 점심준비 를 하는데 내가 집에서 쉬는 날이니 교회로 와서 함께 식사를 마치고 운동이 부족하니 동내 뒷산이라도 오르자는 제안에 내가 따라나선 것이다,

손자들이 옆에 있으면 함께 산에 오르면서 자연과 어울어진, 금강의 이야기와 우리 지역 향토이야기를 많이 해주면서 산에 오르면 좋으련만

큰 손자 우리 상 명 이는 미국에 있고. 둘째 손자 상 훈 이는 서울에 있어, 채 은이 와 초연이 하연이등 우리 손자 손녀들이 많이 보고 싶다.

옛날에는 어른들이 참 영리했어요, 손바느질 하다가 바늘귀가 떨어지면 석유등잔에 집어넣었거든요, 그 당시는 지금처럼 전깃불이 없고 짐승의 기름이나 석유에 심지가 달린 등잔에 사용하였거든요 하면서 아내가 나에게 말한다.

군산 지방에는 전기불이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많이 들어오지 않았고 석유배급으로 대되 병에 석유 표를 가지고 면 소재지로 가서 석유를 사다가 등잔불로 사용했어요, 그때 석유를 잘못 사 면 불이 끔뻑 그렸는데

군산비행장 송유관에서 훔쳐다 판 기름을 사온 거 에요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비행장 송유관을 지키던 개 보초 가 있었지

우리네 가정에 전기가 들어오기 전 이야기를 하면서 산에 오르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40여 년 전에 필자가 개정 면사무소에서 면서기로 근무할 적에, 이곳 개정 병원 앞 공동묘지는 무의탁 행여 병자가 발생,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자 생기면, 이곳에까지 밤에 모시 고 와서 밤에는 봉분을 어 썰 피하고, 다음날 이곳에 와 잘 묻어 드렸던, 지나간 그 시절 이야기랑, 혹시 다음날 소문을 듣고 유가족들이 나타나서 찾아오면 다시 안내 해 드린 그때 힘들었던 이야기랑 지난 세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산으로 오르다 보니 어느 덧 등 어 리 와 이마에 송 글 한 땀이 흘러내린 다, 오늘은 내가 늘 글로써 존경하고 마음으로 사랑하는 정다운 법정 스님께서 오랜 투병에서 못 일어나시고, 끝내 저세상 으 로 떠나신 날이다,

나는 평소에 이분께서 깊은 산사에 계시면서 꾸밈없이 물 따라 바람 따라 산 따라 글을 써주셔서 그분께서 써내려가는 글이 좋아서 자주 읽어보곤 했다

이분의 글을 읽어보고 내가 시골이 좋아서 지금도 시골에서 살면서 예쁜 꽃을 집에서 화분에다 기르고, 예쁜 새를 집에서 기른다,

집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창밖에 이름 모 를 새들이 지저귀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아카시아 나무가 흔들거리면서 아침 햇살을 평화스럽게 보이게 한 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 자주 산 짐승을 주려고 고구마를 산 쪽에 내어 놓거나 곡식을 뿌려주기도 한 다, 이런 것은 법정스님의 글을 읽다 보 면 자연을 사랑하고 주변을 꾸미지 않고 사색하시는 말씀을 나도 이분을 따라서

조금이라도 지 껴 보려 한 것이다. 이런 일을 하는 재미는 실제로 해보지 않고는 그분이 느껴온 재미를 알 수가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법정스님이 쓰시는 글들이 세상 모든 것을 사물 그대로 정직하게 꾸미지 않고 편하게 쓰시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말을 하면서, 필자도 수년간 써 내려온 군산지방의 주변 이야기도

언젠가는 많은 사람에게 한 번쯤 은 책으로 발간해서 한번 보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면서 그리 유명하지는 않지만 나도 이제 정리를 할 때가 서서히 되는구나 생각하면서

공동묘지의 뒤편으로 난 산길을 따라서 올라가는데, 여기저기 묘소가 파헤쳐 지고 어느 분의 묘소는 폐 묘를 했는지 그간 세워 두었던 비석이 비스듬하게 뒹굴고 있다, 지난해 한식날 유골만 모셔갔는지,

아주 볼 성 사납게 헤쳐진 그대로 방치되고 어느 분의 묘는 가운데만 파헤쳐지고 빈 곳만 남아서 주변의 정리가 소홀한 걸 보니, 우리가 산책하는 이 길이 편안하지만 않았다,

우리는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오솔길을 따라서 오늘은 등산을 하기로 하였다, 산길 가에는 오랜만에 보는 제비꽃이 돋아나고 있고, 여기저기 지난가을 에 떨어진 낙옆들이 뒹굴고 있다, 발밑에 버석거리는 낙 옆 을 밟다보 니

어느덧 산봉우리에 올랐다. 이곳은 산불감시 초소가 있고, 주변에는 상수리나무 밑에는 다람쥐가 먹다 버린 상수리가 흩어져 있다,

아직도 겨울을 보낸 짐승들이 먹다 남은 산열매 들이 그대로 매달려있고 맹금류가 잡아먹은 산비들 기 떨이 있는 곳엔 큰 짐승 발자국들이 보이고 있다,

노루나 고라니가 이곳을 지나간 것 같다는 아내의 이야기다 .산 아래로 내려가다 보니 누가 나무를 잘랐는지 버드나무가 중간이 잘린 체 그대로 방치되어 조금만 더 두었으면

봄철 뒷산에 아름답게 필 이 꽃나무를 누가 훼손했는지 마음이 아 팥 다, 큰 나무 가 쓰러진 체로 나뒹굴고 있어 그냥 썩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의 현상도 우리 인간사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 아래로 내려오니 작은 산 이지만 골짜기에 내려오는 물은 얼음이 다 녹아서 내리는 골짜기 물이 흐른 다 자세히 살펴보니 산 가제랑 작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고

조용하고 평화스러운 산길을 1시간가량 우리가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데 아직 길이 나 지 않아서 가시 넝쿨을 헤쳐 가면서 마을 어귀에 다다르니 밭고랑 사이에는 봄나물과 쑥들이 많이 나 있다,

아내는 시간이 나면 이곳에 다시 와서 맛있는 봄나물을 깨야겠다고 한 다

달래랑 자연산 미나리랑 쑥이 좋아 보이는 가보다, 주변을 아름답게 자연 그대로 가꾸면 자연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무엇인가의 선물을 준다는

평범한 이야기와 빈손으로 우리 곁을 떠난, 법정 스님께서 이 세상을 사시면서 하신 이야기와 실천하신, 모든 것들이 무소유 한자만 느끼는 행복이 아닌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오늘도 다툼이 없는 평화스러운 세상에 하루를 살면서, 가난하고 배가 곱 푸 고, 영혼에 굶 주린 자를 찾아서 많이 양보하면서 살아 볼 요량인데 새벽인데도 창밖에는 봄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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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수정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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