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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어설픈 산적 할아버지

작성자 ***

작성일07.06.26

조회수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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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요양원 행복한집 입니다. 치매와 중풍에 걸린 어르신들을 모시면서 일어나는 잔잔한 일상을 적어봅니다. 짧지만 기분좋은 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덥수룩한 수염,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체격이 남성스러운 면모를 갖춘 정○○ 할아버지.
평소에 휠체어에 앉아 계시며 푸른 세안용 수건을 머플러처럼 어깨 뒤로 넘긴 채
“이게 얼-마나 멋있는데!” 하시며 자기만의 개성(?)인 듯 한껏 멋을 뽐내신다.
허나 이 내 말 좀 들어보쇼...
겉모습하고는 달리 위생 면에서는 조금의 고통도 인내하지 못하시어 거실에 계시는 어르신들의 따가운 눈총과 시선집중을 한 몸에 받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한 할아버지는 같은 남자로서 체면을 다 깎고 다닌다며 아니꼽다 하시며 눈을 흘기시기도 한다.
마치 산적두목을 연상하게 하는 덥수룩한 수염, 타 어르신에 비해 수염의 굵기와 강도가 고슴도치의 가시마냥 억세어 한 번 찔렸다하면 즉시 오톨도톨한 피부 반응을 일으킬 정도이나 피부가 약하여 면도를 해 드리려고 면도기를 갖다 댈라치면
“아야! 고문이 시작 되는구나. ”
“제발 아프지 않게 살살 좀 해 줘. 부탁이야 ...”
하며 연신 애원의 눈빛과 저항의 몸짓으로 위기를 모면하시려 애쓰신다.

글 :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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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수정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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