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내가 자식을 낳아 자식을 키워보니, 이미 저 산 아래 묻힌 우리 부모님 나를 키울 때 장미보다 일천배나 붉은 사랑으로 키웠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내가 자식을 낳아 그 여식을 해가 스물 여섯번 지나도록 키워 식장에서 눈물흘리며 혼례를 치뤄보니, 날 여읠 때 부모님 가슴이 얼마나 메었는가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하나님 내가 자식을 여의고 나서 아장아장 걷는 손자까지 생기고보니, 그 옛날 내 자식 아장아장 걸었을 때 우리 부모님이 당신 손주 얼마나 예뻐했나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 부질없는 일이지만, 이번 5월8일에는 붉은 물이 쪼르르 땅에 떨어질 것 같은 짙붉은 장미만 골라 서너 아름 안고 가서 부모님 묘소에 빼앵 둘러놓고, 부모님께 나도 이 장미들만큼이나 붉게 당신들을 사랑한다며 통곡을 하렵니다. *보모님 보내고 소한마리보다, 부모님 계실 때 닭한마리가 열 번 백번 낫습니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부모님께 마음을 다하여 하루라도 일찍 잘 해드립시다. 세상뜨신 뒤 아무리 제사를 잘 드려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내 자식들이 뻔(=본) 본다는 것도 아셔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