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변명에 급급한 학교와 무책임한 가해자
작성자 ***
작성일06.06.27
조회수3815
첨부파일
발단은 2006년 6월 17일 토요일. 충남 서천 소재의 서천고등학교의 1교시 물리시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수업시간 중 담당 교사(敎司)가 가해자 전 형진 군과 피해자 박
환준 군을 칠판 앞으로 불러 칠판에 쓰인 문제를 각각 풀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피해자는 옆에 계셨던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문제를 풀었고, 가해자는 문제를 풀지 못하여 담당교사로부터 ‘깜지’를 써오라는 벌을 받았습니다.
물리시간이 끝나고 쉬는 시간. 가해자가 피해자의 뒤로 와서 피해자의 뒤통수를 서너 번 가격 후, 발로 피해자의 왼팔을 걷어찼습니다. 그 충격에 오른쪽으로 날아가며 쓰러진 피해자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칠판과 교실 앞문 사이의 빈 공간으로 피하였으나, 이내 뒤따라온 가해자에게 발로 허벅지를 걷어차이고, 손으로 어깨와 가슴, 배 등 상체를 마구잡이로 얻어맞았습니다. 반 전체의 학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말리는 이가 단 한명도 없이 그렇게 스무 대에서 스물다섯 대 정도를 정신없이 맞았다고 합니다. 가해자는 그렇게 피해자를 때린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교실 밖으로 나갔고 피해자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고통을 참으며 엎드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들어 온 가해자는 피해자의 바로 옆 책상을 발로 걷어차며 피해자의 앞자리에 앉아 시선을 마주치기를 꺼려하는 피해자의 얼굴에 대고 자기를 보라고 말하면서, 신고 할테면 하라고 윽박질렀습니다. 피해자는 이에 답을 하지 않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틀이나 지난 뒤인 월요일, 담임을 맡고 있는 주 재희 선생님(이하 담임교사)이 피해자를 교무실로 불러들여, 성적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넌지시 피해자에게 폭력을 당한 일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피해자는 맞은 적이 없다고 대답했으나, 담임교사가 재차 같은 질문을 물어오자, 맞았다고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담임교사는 왜 자신에게 말하지 않았느냐며 가해자를 불렀습니다. 담임교사는 이 일을 부모님과 교장선생님, 학생주임 선생님께 말한다고 하였고, 자신이 말하는 교육방침에 따라 이 일로 반 전체를 혼내겠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는 부모님이 걱정하실 것을 염려하여 부모님께 알리지 말아달라고 말했고, 담임교사는 둘에게 진술서를 쓰게 했습니다. 피해자는 자신 때문에 반 전체의 아이들이 꾸지람을 당할 경우, 자신에게 돌아 올 보복을 두려워해 진술서의 끝자락에 아이들을 벌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의 말을 적어 넣었습니다. 진술서를 쓰고 교실에 돌아 온 피해자에게 같은 반 학생인 석 훈기 군이 피해자를 향해 의자를 던지며 ‘ 너 때문에 맞으면 알아서 해’ 라고 협박을 했으나, 피해자는 묵묵부답하며 내심 담임교사가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담임교사는 피해자가 진술서 끝에 쓴 부탁대로 반 전체의 아이들을 혼내지 않았고 반 전체가 보는 앞에서 둘을 화해시켰습니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반 전체의 학생들에게 사과를 했고, 이걸로 그 일은 마무리 지어지는 듯 했습니다. 이 일에 대해 가장 먼저 알아야하고 당연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는 부모에게는 아무런 이야기 없이, 담당교사의 판단 아래 말입니다. 후에 찾아 온 담임교사의 그 말에 저희는 더욱 울분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찾아온 교사들은 피해자의 누나들에게 학생일적이 있었으니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하지만, 학생인 적이 있었으니 더 더욱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데, 같은 반 아이가 잘못한 탓으로 혼나게 된 상황. 보통은 혼나게 만든 아이를 원망하게 됩니다. 당연히 아이는 아이들의 원망을 사기 싫었고 더욱 움츠러들게 되는 겁니다. 담임교사는 그것이 자신의 교육방침이라고 말했지만, 저희가 듣기엔 사건을 축소하기 위해 아이를 협박한 말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피해자는 폭력을 당한 이후, 가슴과 옆구리, 배 등 맞은 부위에 통증이 찾아왔지만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는 게 싫어 계속 숨기고 있었습니다. 22일 목요일 아침부터 아프던 자리의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왔고 11시 듣기평가를 하던 중, 더 이상 통증을 참지 못한 피해자는 양호실에 갔으나 가슴과 온몸의 통증이 계속되자 학교 인근의 ‘서해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의사는 장과 위가 좋지 않다며 기다리며 증상을 지켜봐야겠다고 말했고 집에 돌아와 통증이 더욱 심해진 피해자는 다음 날 23일 장항의 ‘장봉열 내과’로 갔습니다. 의사는 초음파 검사 후, 지래(정식 명칭은 지라, 위의 바로 아래에 위치하며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가 부어올랐다며 뚜렷한 병명을 알 수 없으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의뢰서를 써 주었습니다. 다음 날 24일, 계속되는 통증을 안고 전주의 ‘예수병원’ 응급실로 옮겨 진 피해자에게 의사는 검사 결과 비장이 파열되었다며 맞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피해자는 그제야 부모에게 사실을 밝혔습니다. 부모의 뒤늦은 통한도 잠시 뒤이어 의사가 말하길, 그 충격으로 인해 비장 파열이 되었으며 출혈이 멈추기를 기다리거나 멈추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을 필요로 하는 데 수술을 함부로 할 수 있는 부위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게다가 수술을 하더라도 면역성이 떨어져서 정상인같이 살아가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면역저하로 감기는 항상 달고 살아야하고 합병증까지 우려되기 때문에 일단은 출혈이 멈추기만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여 줄곧 중환자실에 누워있습니다.
괜찮다며 애써 웃어 보이지만 힘들고 고될 게 뻔한 투병을 해가는 환준이를 봐가는 부모님과 누나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그런 가족에게 학교는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의 부모는 치료비를 내주겠다며 죄송하다는 말로 무마시키려 합니다. 지금 치료비가 문제입니까? 사람 목숨이 먼저 아닙니까?
환준이가 전주의 응급실에 실려 간 그 날, 찾아 온 가해자의 부모는 치료비는 걱정하지 말고 치료를 하라며 말했습니다만, 저희가 그깟 돈 몇 푼, 치료비가 궁해보입니까? 원인을 만든 건 당신의 자식인데, 당신은 자식 대신 돈을 내놓으며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습니까? 과연 당신이 내놓은 그깟 치료비가 당신 자식이 한 짓을, 한 아이의 인생을 망쳐놓은 값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우리의 입장을 백번 천번 이해한다는 당신의 뻔뻔한 입은 어떻게 돈으로 당신 자식의 죄를 덮으려고만 합니까? 정말로 우리를 이해한다는 당신들은 어째서 우리가 당신의 자식을 용서하기만을 바라는 겁니까? 당신의 자식에게 해코지라도 할까봐 병원에는 코빼기도 못 내밀게 하는 당신들이 정말로 우리를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혹여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못 데려왔다는 말은 하지도 마십시오. 남의 자식은 학교는커녕 생활 자체를 망쳐놓고 당신 자식은 그깟 사죄인사 겸 병문안 하나도 못 한다는 말입니까? 남의 자식은 평생 학교를 버리게 되었는데, 당신 자식은 하루 결석하는 게 그리도 무섭단 말입니까? 그러고도 우리와, 환준이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겁니까? 하루아침에 정상 생활을 못하게 된 환준이는 어쩌고 자기 자식만은 곱게 학교 다니게 하고 싶단 말입니까?
26일 오늘. 저희는 자식이며 동생인 피해자의 인생을 망친 가해자를 고발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던 환준이에겐 미안했지만, 확실한 정황을 들어야했기에 아이의 아픈 기억을 들추며 사건의 정황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묻어 둔 것에 대해 학교에게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선언하려 교장과 통화를 했는데 교장은 이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학교 전체가 학교의 불명예를 막기 위해 학부모의 눈을 가리려고 한 겁니다. 그리고 오후, 담임교사 외 두 분의 선생님이 가해자의 부모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담임교사라는 사람은 지나간 일을 끄집어내며 변명하기에만 급급했고 학생부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며 말했습니다. 예. 말했지요. 약 일년 전에도 그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믿고 맡기라던 학교는 아이를 사경에까지 내몰았고 저희는 더 이상 학교를 믿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어느 한쪽을 두둔하려는 게 아니며 우리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했습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약 일년 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고 환준이는 당시에도 피해자였습니다. 이에 분개한 저희는 당시 가해자(이번 사건의 가해자와 다른 인물)를 고발조치했지만, 학생부장이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약속을 했고 가해자의 부모님도 용서를 빌었기에 한번 무마시키고 넘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맞은 아이보다 때린 아이가 더 당당할 수가 있으며, 어떻게 한 아이를 반 전체가 보는 앞에서 구타한 학생을 몇 마디의 꾸지람을 함으로써 사건을 무마시킬 수가 있는 겁니까? 한쪽을 두둔하는 게 아니라면, 학교의 명예를 위해 구차한 변명을 내뱉는 게 아니라면, 어째서 우리가 가해자를 용서하지 못한다고 분개할 때마다 가해자의 연락처를 보내고 가해자의 부모를 데리고 나타나는 겁니까? 당신들의 자식이 하루아침에 장애를 지게 되었다면 그래도 당신들은 가해자를 향해 용서하겠다고 내뱉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더 이상 얼마나 용서하기를 바라는 겁니까?
환준이의 현 담임교사 주 재희씨는 환준이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 형진이가 3분 정도 밖에 안 때렸다는 데, 왜 그렇게 되었는 지 모르겠다 ' 라고 전했습니다. 가해자와 학교 측에서는 3분이라는 시간이 얼마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억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반 전체가 보는 가운데 3분이나 구타를 당했을 아들을 생각하니, 고통에 이를 악물었을 아이를 생각하니 눈에서 피눈물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 미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부족해 구타를 한 아이가 당한 아이에게 당당히 큰 소리를 쳤을 것을 떠올리니 정말 법이고 뭐고 쫒아가서 가해자에게 환준이가 겪은 것과 똑같은 아픔을 주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습니다. 어떻게 믿고 보낸 학교에서 아이를 지켜주지는 못할 망정, 아이를 벼랑으로 내 몰수가 있는 겁니까?
학생부장이 담임교사의 구차한 변명에 힘을 보태려 한 말은 더욱 저희를 분개하게 만듭니다. 한 학급에 학생은 스무명 내외. 담임교사가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그 많은 학생들 하나하나를 다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교사들이 수시로 순찰한다고 해도 학생들이 그 코스를 알고 다른 곳으로 숨어들기 마련이라며 한계를 이해해달라고 합니다. 사건은 교실 안, 그걸 수시로 교내를 순찰한다는 당신네들이 몰랐다는 건 말도 안되며, 정말로 당신들이 그걸 몰랐다면 수시로 교내를 순찰한다는 것은 근거 없는 헛소리에 불과하겠지요. 무엇보다 반 전체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있었던 일을 이틀이나 지난 후에 담임교사가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부터가 말이 되지 않습니다. 항상 학생들에게 관심을 쏟는다던 담임교사가 반 전체가 아는 일을, 복도 밖으로 지나가던 학생들까지 봤을 일을 이틀이나 지난 뒤에 안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 사이에 대체 담임교사라는 사람은 뭘 보고 뭘 하고 있었느냔 말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교사들의 순찰 코스를 다 알고 다른 곳으로 숨어든다고 하셨습니까? 하! 어이없어 말도 안나옵니다. 학생들의 위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 교사가 학생들이 자신들 머리 위에서 놀고 있다고 스스로 인정해도 되는 겁니까? 얼마나 더 당신들의 무능력함을 늘어놓아야 직성이 풀리시겠습니까? 학교폭력 집중예방의 달(月)이 되면,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학교폭력 대처요령 안내문’ 따위를 뿌려놓고 할 일 다 했다고 하는 학교를 더 이상 얼마나 믿으라는 겁니까? 언제까지 학생 모두와 학부모를 눈 뜬 장님 취급하는 겁니까?
학교 측에선 가해자를 두둔하는 게 아니라며 극구 부인하지만, 학교 측과 가해자가 함께 일을 축소화 시키고 무마시키려고 하는 게 뻔히 보이는 이상, 저희는 가해자와 함께 학교 측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 진 환준이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각자 객지에서 자기 일을 하고 있던 가족들이 모처럼 하나로 모인 장소는 따뜻한 집이 아닌 낯설고 소독약 냄새 가득한 중환자실 안입니다. 녀석은 고통을 참으면서도 온 가족이 모여서 기쁘다고 말합니다.
“ 나 아파도 잘 참을게요. 나 할 수 있어요. 엄마 아빠 아들이니까... ”
그렇게 말하며 애써 웃는 환준이를 보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막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 너무 착하고 장한 우리 아들이, 항상 부모 마음부터 헤아리는 우리 아들을 이렇게 만든 학교와 오늘에까지도 폭력 사실을 축소시켜 자신은 두어대 정도밖에 때린 적이 없다고 증언하는 가해자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이 글을 읽는 네티즌 여러분, 학생을 자식으로 둔 대한민국의 어머니들, 그리고 학교의 부당함을 아는 학생 여러분, 불명예스러운 일을 막으려 변명에만 급급해 학부모의 눈을 가리려고 하는 학교와, 부모의 등 뒤에 숨어 불똥을 피하려는 가해자를 벌 할 수 있게 힘을 모아 주세요. 온라인으로 닿을 수 있는 곳이라면, 보다 많은 분들이 이 일을 알 수 있도록 이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p.s. 이 글은 현재 저희의 손이 닿을 수 있는 모든 사이트의 게시판에 올라와 있습니다. 전국 도청, 시청, 군청은 물론 전국 교육청과 학교에도 손이 닿는 대로 올릴 생각입니다. 물론, 이 일이 일어 난 [충남 서천의 " 서천고등학교" ]의 홈페이지에도 올릴 것입니다. 만일 서천고등학교의 홈페이지에서 이 글이 사라진다면, 학교에서 가해자를 두둔한 것에 대한 추궁을 피하시지 못할 것입니다.
환준 군을 칠판 앞으로 불러 칠판에 쓰인 문제를 각각 풀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피해자는 옆에 계셨던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문제를 풀었고, 가해자는 문제를 풀지 못하여 담당교사로부터 ‘깜지’를 써오라는 벌을 받았습니다.
물리시간이 끝나고 쉬는 시간. 가해자가 피해자의 뒤로 와서 피해자의 뒤통수를 서너 번 가격 후, 발로 피해자의 왼팔을 걷어찼습니다. 그 충격에 오른쪽으로 날아가며 쓰러진 피해자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칠판과 교실 앞문 사이의 빈 공간으로 피하였으나, 이내 뒤따라온 가해자에게 발로 허벅지를 걷어차이고, 손으로 어깨와 가슴, 배 등 상체를 마구잡이로 얻어맞았습니다. 반 전체의 학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말리는 이가 단 한명도 없이 그렇게 스무 대에서 스물다섯 대 정도를 정신없이 맞았다고 합니다. 가해자는 그렇게 피해자를 때린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교실 밖으로 나갔고 피해자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고통을 참으며 엎드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들어 온 가해자는 피해자의 바로 옆 책상을 발로 걷어차며 피해자의 앞자리에 앉아 시선을 마주치기를 꺼려하는 피해자의 얼굴에 대고 자기를 보라고 말하면서, 신고 할테면 하라고 윽박질렀습니다. 피해자는 이에 답을 하지 않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틀이나 지난 뒤인 월요일, 담임을 맡고 있는 주 재희 선생님(이하 담임교사)이 피해자를 교무실로 불러들여, 성적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넌지시 피해자에게 폭력을 당한 일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피해자는 맞은 적이 없다고 대답했으나, 담임교사가 재차 같은 질문을 물어오자, 맞았다고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담임교사는 왜 자신에게 말하지 않았느냐며 가해자를 불렀습니다. 담임교사는 이 일을 부모님과 교장선생님, 학생주임 선생님께 말한다고 하였고, 자신이 말하는 교육방침에 따라 이 일로 반 전체를 혼내겠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는 부모님이 걱정하실 것을 염려하여 부모님께 알리지 말아달라고 말했고, 담임교사는 둘에게 진술서를 쓰게 했습니다. 피해자는 자신 때문에 반 전체의 아이들이 꾸지람을 당할 경우, 자신에게 돌아 올 보복을 두려워해 진술서의 끝자락에 아이들을 벌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의 말을 적어 넣었습니다. 진술서를 쓰고 교실에 돌아 온 피해자에게 같은 반 학생인 석 훈기 군이 피해자를 향해 의자를 던지며 ‘ 너 때문에 맞으면 알아서 해’ 라고 협박을 했으나, 피해자는 묵묵부답하며 내심 담임교사가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담임교사는 피해자가 진술서 끝에 쓴 부탁대로 반 전체의 아이들을 혼내지 않았고 반 전체가 보는 앞에서 둘을 화해시켰습니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반 전체의 학생들에게 사과를 했고, 이걸로 그 일은 마무리 지어지는 듯 했습니다. 이 일에 대해 가장 먼저 알아야하고 당연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는 부모에게는 아무런 이야기 없이, 담당교사의 판단 아래 말입니다. 후에 찾아 온 담임교사의 그 말에 저희는 더욱 울분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찾아온 교사들은 피해자의 누나들에게 학생일적이 있었으니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하지만, 학생인 적이 있었으니 더 더욱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데, 같은 반 아이가 잘못한 탓으로 혼나게 된 상황. 보통은 혼나게 만든 아이를 원망하게 됩니다. 당연히 아이는 아이들의 원망을 사기 싫었고 더욱 움츠러들게 되는 겁니다. 담임교사는 그것이 자신의 교육방침이라고 말했지만, 저희가 듣기엔 사건을 축소하기 위해 아이를 협박한 말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피해자는 폭력을 당한 이후, 가슴과 옆구리, 배 등 맞은 부위에 통증이 찾아왔지만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는 게 싫어 계속 숨기고 있었습니다. 22일 목요일 아침부터 아프던 자리의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왔고 11시 듣기평가를 하던 중, 더 이상 통증을 참지 못한 피해자는 양호실에 갔으나 가슴과 온몸의 통증이 계속되자 학교 인근의 ‘서해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의사는 장과 위가 좋지 않다며 기다리며 증상을 지켜봐야겠다고 말했고 집에 돌아와 통증이 더욱 심해진 피해자는 다음 날 23일 장항의 ‘장봉열 내과’로 갔습니다. 의사는 초음파 검사 후, 지래(정식 명칭은 지라, 위의 바로 아래에 위치하며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가 부어올랐다며 뚜렷한 병명을 알 수 없으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의뢰서를 써 주었습니다. 다음 날 24일, 계속되는 통증을 안고 전주의 ‘예수병원’ 응급실로 옮겨 진 피해자에게 의사는 검사 결과 비장이 파열되었다며 맞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피해자는 그제야 부모에게 사실을 밝혔습니다. 부모의 뒤늦은 통한도 잠시 뒤이어 의사가 말하길, 그 충격으로 인해 비장 파열이 되었으며 출혈이 멈추기를 기다리거나 멈추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을 필요로 하는 데 수술을 함부로 할 수 있는 부위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게다가 수술을 하더라도 면역성이 떨어져서 정상인같이 살아가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면역저하로 감기는 항상 달고 살아야하고 합병증까지 우려되기 때문에 일단은 출혈이 멈추기만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여 줄곧 중환자실에 누워있습니다.
괜찮다며 애써 웃어 보이지만 힘들고 고될 게 뻔한 투병을 해가는 환준이를 봐가는 부모님과 누나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그런 가족에게 학교는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의 부모는 치료비를 내주겠다며 죄송하다는 말로 무마시키려 합니다. 지금 치료비가 문제입니까? 사람 목숨이 먼저 아닙니까?
환준이가 전주의 응급실에 실려 간 그 날, 찾아 온 가해자의 부모는 치료비는 걱정하지 말고 치료를 하라며 말했습니다만, 저희가 그깟 돈 몇 푼, 치료비가 궁해보입니까? 원인을 만든 건 당신의 자식인데, 당신은 자식 대신 돈을 내놓으며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습니까? 과연 당신이 내놓은 그깟 치료비가 당신 자식이 한 짓을, 한 아이의 인생을 망쳐놓은 값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우리의 입장을 백번 천번 이해한다는 당신의 뻔뻔한 입은 어떻게 돈으로 당신 자식의 죄를 덮으려고만 합니까? 정말로 우리를 이해한다는 당신들은 어째서 우리가 당신의 자식을 용서하기만을 바라는 겁니까? 당신의 자식에게 해코지라도 할까봐 병원에는 코빼기도 못 내밀게 하는 당신들이 정말로 우리를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혹여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못 데려왔다는 말은 하지도 마십시오. 남의 자식은 학교는커녕 생활 자체를 망쳐놓고 당신 자식은 그깟 사죄인사 겸 병문안 하나도 못 한다는 말입니까? 남의 자식은 평생 학교를 버리게 되었는데, 당신 자식은 하루 결석하는 게 그리도 무섭단 말입니까? 그러고도 우리와, 환준이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겁니까? 하루아침에 정상 생활을 못하게 된 환준이는 어쩌고 자기 자식만은 곱게 학교 다니게 하고 싶단 말입니까?
26일 오늘. 저희는 자식이며 동생인 피해자의 인생을 망친 가해자를 고발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던 환준이에겐 미안했지만, 확실한 정황을 들어야했기에 아이의 아픈 기억을 들추며 사건의 정황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묻어 둔 것에 대해 학교에게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선언하려 교장과 통화를 했는데 교장은 이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학교 전체가 학교의 불명예를 막기 위해 학부모의 눈을 가리려고 한 겁니다. 그리고 오후, 담임교사 외 두 분의 선생님이 가해자의 부모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담임교사라는 사람은 지나간 일을 끄집어내며 변명하기에만 급급했고 학생부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며 말했습니다. 예. 말했지요. 약 일년 전에도 그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믿고 맡기라던 학교는 아이를 사경에까지 내몰았고 저희는 더 이상 학교를 믿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어느 한쪽을 두둔하려는 게 아니며 우리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했습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약 일년 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고 환준이는 당시에도 피해자였습니다. 이에 분개한 저희는 당시 가해자(이번 사건의 가해자와 다른 인물)를 고발조치했지만, 학생부장이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약속을 했고 가해자의 부모님도 용서를 빌었기에 한번 무마시키고 넘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맞은 아이보다 때린 아이가 더 당당할 수가 있으며, 어떻게 한 아이를 반 전체가 보는 앞에서 구타한 학생을 몇 마디의 꾸지람을 함으로써 사건을 무마시킬 수가 있는 겁니까? 한쪽을 두둔하는 게 아니라면, 학교의 명예를 위해 구차한 변명을 내뱉는 게 아니라면, 어째서 우리가 가해자를 용서하지 못한다고 분개할 때마다 가해자의 연락처를 보내고 가해자의 부모를 데리고 나타나는 겁니까? 당신들의 자식이 하루아침에 장애를 지게 되었다면 그래도 당신들은 가해자를 향해 용서하겠다고 내뱉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더 이상 얼마나 용서하기를 바라는 겁니까?
환준이의 현 담임교사 주 재희씨는 환준이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 형진이가 3분 정도 밖에 안 때렸다는 데, 왜 그렇게 되었는 지 모르겠다 ' 라고 전했습니다. 가해자와 학교 측에서는 3분이라는 시간이 얼마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억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반 전체가 보는 가운데 3분이나 구타를 당했을 아들을 생각하니, 고통에 이를 악물었을 아이를 생각하니 눈에서 피눈물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 미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부족해 구타를 한 아이가 당한 아이에게 당당히 큰 소리를 쳤을 것을 떠올리니 정말 법이고 뭐고 쫒아가서 가해자에게 환준이가 겪은 것과 똑같은 아픔을 주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습니다. 어떻게 믿고 보낸 학교에서 아이를 지켜주지는 못할 망정, 아이를 벼랑으로 내 몰수가 있는 겁니까?
학생부장이 담임교사의 구차한 변명에 힘을 보태려 한 말은 더욱 저희를 분개하게 만듭니다. 한 학급에 학생은 스무명 내외. 담임교사가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그 많은 학생들 하나하나를 다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교사들이 수시로 순찰한다고 해도 학생들이 그 코스를 알고 다른 곳으로 숨어들기 마련이라며 한계를 이해해달라고 합니다. 사건은 교실 안, 그걸 수시로 교내를 순찰한다는 당신네들이 몰랐다는 건 말도 안되며, 정말로 당신들이 그걸 몰랐다면 수시로 교내를 순찰한다는 것은 근거 없는 헛소리에 불과하겠지요. 무엇보다 반 전체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있었던 일을 이틀이나 지난 후에 담임교사가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부터가 말이 되지 않습니다. 항상 학생들에게 관심을 쏟는다던 담임교사가 반 전체가 아는 일을, 복도 밖으로 지나가던 학생들까지 봤을 일을 이틀이나 지난 뒤에 안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 사이에 대체 담임교사라는 사람은 뭘 보고 뭘 하고 있었느냔 말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교사들의 순찰 코스를 다 알고 다른 곳으로 숨어든다고 하셨습니까? 하! 어이없어 말도 안나옵니다. 학생들의 위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 교사가 학생들이 자신들 머리 위에서 놀고 있다고 스스로 인정해도 되는 겁니까? 얼마나 더 당신들의 무능력함을 늘어놓아야 직성이 풀리시겠습니까? 학교폭력 집중예방의 달(月)이 되면,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학교폭력 대처요령 안내문’ 따위를 뿌려놓고 할 일 다 했다고 하는 학교를 더 이상 얼마나 믿으라는 겁니까? 언제까지 학생 모두와 학부모를 눈 뜬 장님 취급하는 겁니까?
학교 측에선 가해자를 두둔하는 게 아니라며 극구 부인하지만, 학교 측과 가해자가 함께 일을 축소화 시키고 무마시키려고 하는 게 뻔히 보이는 이상, 저희는 가해자와 함께 학교 측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 진 환준이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각자 객지에서 자기 일을 하고 있던 가족들이 모처럼 하나로 모인 장소는 따뜻한 집이 아닌 낯설고 소독약 냄새 가득한 중환자실 안입니다. 녀석은 고통을 참으면서도 온 가족이 모여서 기쁘다고 말합니다.
“ 나 아파도 잘 참을게요. 나 할 수 있어요. 엄마 아빠 아들이니까... ”
그렇게 말하며 애써 웃는 환준이를 보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막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 너무 착하고 장한 우리 아들이, 항상 부모 마음부터 헤아리는 우리 아들을 이렇게 만든 학교와 오늘에까지도 폭력 사실을 축소시켜 자신은 두어대 정도밖에 때린 적이 없다고 증언하는 가해자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이 글을 읽는 네티즌 여러분, 학생을 자식으로 둔 대한민국의 어머니들, 그리고 학교의 부당함을 아는 학생 여러분, 불명예스러운 일을 막으려 변명에만 급급해 학부모의 눈을 가리려고 하는 학교와, 부모의 등 뒤에 숨어 불똥을 피하려는 가해자를 벌 할 수 있게 힘을 모아 주세요. 온라인으로 닿을 수 있는 곳이라면, 보다 많은 분들이 이 일을 알 수 있도록 이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p.s. 이 글은 현재 저희의 손이 닿을 수 있는 모든 사이트의 게시판에 올라와 있습니다. 전국 도청, 시청, 군청은 물론 전국 교육청과 학교에도 손이 닿는 대로 올릴 생각입니다. 물론, 이 일이 일어 난 [충남 서천의 " 서천고등학교" ]의 홈페이지에도 올릴 것입니다. 만일 서천고등학교의 홈페이지에서 이 글이 사라진다면, 학교에서 가해자를 두둔한 것에 대한 추궁을 피하시지 못할 것입니다.
최근수정일 2019-07-31
열람하신 정보에 대해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