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젊은이 의 이야기
작성자 ***
작성일08.02.06
조회수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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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와 저는 일찍 부모님을 여위고 거친 세상을 힘겹게 살아왔습니다. 중학교 중퇴가 고작인 누나는 취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택시기사로 취업한 누나... 승차 거부를 한 적도 없으며, 밤에는 노인이나 장애우가 차에서 내리면 전조등으로 어두운 길을 밝혀주기도 하였습니다. 짐을 들고 택시를 타는 노인이나 병자들에게는 내려서 짐을 들어주기도 하였습니다. 누나는 파스칼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다른 사람이 모르는 선행이 가장 영예롭다."는 파스칼의 말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동생 공부 뒷바라지를 위해 시집도 가지 못한 누나가 중앙선을 넘어온 음주 운전 덤프트럭과 충돌, 두 다리를 못 쓰게 되었습니다. 나와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는 생활의 불편함과 어려움을 극복할 자신이 없다며 누나와 자신 중 하나를 택하라는 최후의 통첩을 하고 돌아섰습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녀에게는 나와 누나가 기쁨이 아니라, 힘든 짐이고 고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를 포기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연의 아픔에서 벗어날 때쯤의 어느 날 오후, 누나가 후원하는 고아원을 방문하기 위해 외출하게 되었습니다. 한 시간이 넘도록 택시를 잡으려고 하였지만 휠체어에 앉은 누나를 보고 그대로 도망치듯 지나갔습니다. 어둠이 깔리는 저녁때가 되자 분노가 솟구쳤습니다. 슬프고 힘들게 살아가는 주위 사람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미웠습니다. 누나는 손등으로 눈물을 흠치고 있었습니다. 내가 불평을 말하자, 누나는 그들을 미워하지 말고 용서하라고 나를 위로 하였습니다. 그 때 택시 한 대가 우리 옆에 멈추더니 갑자기 트렁크가 열렸습니다. 기사는 여자였습니다. 마음씨가 곱고 아름다운 여자 기사의 도움으로 고아원에 도착한 시간은 캄캄한 밤. 휠체어를 밀고 어두운 길을 올라가는 동안 전조등으로 길도 환하게 밝혀주었습니다. 자동차의 전조등 불빛은 세상의 어느 빛보다 밝고 고마웠습니다. 나는 지금 이 아름다운 두 여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 여자 기사와 결혼하여 누나와 함께 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한 달에 두 번씩 고아원을 찾아가는 작은 선행을 하며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약간 어려움이 있지만, 마음만은 풍요롭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름다운 마음과 아름다운 손과 발을 가진 두 여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두 여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두 여인이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 대교구 '그대 지금 어디에' 제45호 중에서> *아름다운 두 여인과 함께 하는 당신 또한 아름답습니다. 감정에 휩쓸려 사랑만 선택했다면 지금의 행복을 함께 할 수 없었겠죠. 아름다운 선택을 한 당신에게도 찬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여러분의 아름다운 선택은 무엇입니까? - 사랑밭 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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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수정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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