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박사모'가 '지혜롭게' 운영되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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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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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을 보니 군산에 '박(근혜)사모' 모임이 있는 듯 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가 누구를 사랑하는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누군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자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하여 나는 진정 이 나라가 잘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박사모'가 잘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본인은 배낭 하나 메고 전국을 도보로 이동하면서 유랑을 하던 중,
올 11월에 경북 구미에 갔을 때 특이한 경험을 했다.
그곳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데, 11월 15일 생일에 즈음해서 '박정희 탄신
을 축하합니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탄신'의 말 뜻은 전제군주시대의
'왕'이나 '성인'에게 붙이는 칭호인데,이를 서슴없이 전 대통령에게 붙이고 있었다.
급기야 11월 15일에는 '구미시'에서 주관하는 '박정희 탄신제'까지 치뤄지는 것이었다.
사실 노무현과 김대중의 '탄신제'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으면 오히려 그들의 지지자들이
콧방귀를 뀌고 말릴 터이지만, 특이하게도 '박정희'의 지지자들은 이를 지극히
'온당한 일'로 여긴다.
탄신제 축사 중에 구미시장은 박정희 대통령의 명칭 앞에 고(故), 전(前) 자의 사용
자제를 요청함으로 박정희 대통령 당시의 영광을 현재화 하려는 다소 독특한 의지를
드러내 보였다. 이는 과거의 독보적인 영광과 기득권을 누리던 시절의 단꿈을 현재화
하겠다는 시도로, 이로 인해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자율적‘이고 ’주체
적인‘ 인간이 만들어가야 할 ‘실존적’이고 ‘민주적인’ 현대적 가치는 자연스레 무시된다.
아니나 다를까 구미시장은 "박정희 대통령은 반신반인이다."면서 용비어 천가를 불러댐으로
'박정희'를 하나의 종교로 만들어 가기까지 했다. 이 축사를 듣고 있던 박근혜 의원은
'흐믓해 했다.'는 후문이다.
박근혜 의원이 구미시장의 용비어천가를 사양하지 않은 것도 자신의 아버지가 ‘신’
임으로 인한 대중의 맹신적 지지기반을 마다할리 없기 때문이다. 신(박정희)의 자식이
대업을 받아 나라를 운영한다는 이 서사구조는 단군신화로부터 시작된 약발 잘 먹히는
민중에 대한 우민화 전략 아니었던가?
지금 이 시대 필요한 것은 모두가 고개를 조아리고 떠받들어야 할 ‘신’이 아니다. 획일화된
이념 하에 모두가 하나의 깃발 아래 모이는 그러한 전체주의 체제-문화를 재조직하는 것이
아니다. 개발독재시대의 향수를 떠올리며, 끊임없는 발전과 성장을 부르짖으며 산과 강을
파헤칠 각오를 다져야할 그러한 시대가 아니다.
현대 사회는 생태계의 파괴로 인류의 존립 자체가 위협 받고 있기에 이를 준비해야 하는 시
대여야하고, 한 명 한 명의 시민적 자율성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다양한 문화와 가치로 어우
러트려야 하는 탈근대의 사회이다. 하여 과거 개발독재시대에나 맞는 정체성과 집단의식을
새삼 끄집어내서 현재화 하려는 망상은 지극히 부적절한 것이다.
그들이 지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격화를 통해서 이루려고 하는 일은 유럽의 중세 봉건시
대 때 벌어졌던 일들이다. 왕보다 막강한 권력을 소유했던 반신반인의 존재인 ‘교황’을 만들
어 가는 일을 그들은 지금 21세기 현대 학국사회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그렇기에 그 ‘교황’을 추종하는 이들이 보기에 그에 맞섰던 이들(반보수세력)은 모두
‘이단’인 것이고, 그 반신반인의 교황의 탄신 기념일 하루 전에 그 광신도들은 자신들의 믿
음의 깊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그 ‘이단’을 처형하는 화형식을 21세기 방식으로 거행했던 것이다.
박정희 탄신제 전날인 11월 14일 노무현의 묘역에 똥이 찌크러진 것을 보라.
이렇게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하고 있으니 보수가 욕을 얻어먹는 것이다. 진정 이 나라의 보
수가 나라의 추동세력으로서의 보수이고자 한다면 자신들이 굳건히 쌓아 올리는 성벽으로
인해서 배척되는 다른 국민의 고통을 봐야 한다. 이렇다면 자신들이 믿고 있는 것을 섣불리
절대화, 우상화 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게 된다. 그게 바로 보수가 진보세력에게 욕을 안 얻
어먹을 수 있는 방법이고, 보수가 강건한 토대를 가지고 이 나라의 주축이 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러한 진정성을 가지고 '박근혜'를 사랑한다면...
아마 박근혜를 무턱대고 지지하고 추앙할 것이 아니라, 작금의 상당한 과오에 대해 '충언'을
해야할 필요를 느낄 것이다. (앞서 지적한 바 대로 '박정희 신성화' 작업에 대한 충고부터...)
그게 바로 진정으로 박근혜를 사랑하는 것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영남사람들만 사랑하고 호남사람들은 미워하는 박근혜가 아닌,
영호남사람들 모두 좋아하는 박근혜를 만드는 방법일 것이다.
충심으로 그러한 '박근혜'가 만들어지길 워한다.
그리고 그 몫은 박근혜 그 자신보다는 이를 지지하는 '민초'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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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연해서 군산에서 한나라당, 보수 세력들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이유까지를 거론할까 한다.
한나라당은 수구보수 정당의 이미지를 가진 정당으로서 민주당 주류의 호남권에서 '승부'를 하기
위해서는 '깨끗하고 신선한 이미지'로 승부를 걸어야 했다.
그런데 작금에 군산에서 유일하게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시의원 간판을 누가 갖고 있는가?
뭐 한나라당류만 잘 못하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줄서기' '제 밥통채우기' '책임없는 정치' 를 해왔던 과거에 대해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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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수정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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