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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내 평생의 반려자인 당신에게

작성자 ***

작성일06.09.19

조회수2305

첨부파일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민씨 가문에
시집와서 60년을 하루같이 변함없이
알뜰하게 살아준 내 아내 최정숙 여사.

젊은 날 당신은 참으로 고왔소.
곱기도 하고 부지런하기도 하고
우리 부모님, 조상님들 잘 모셔주고
또 우리 자녀 2남 3녀를
건강하게 낳아 잘 키워준 내 아내.

사랑하는 마음, 고마운 마음, 안타까운 마음이
섞여 형용할 수 없는 지금의 내 심정을
어떻게 다 글로 남길 수 있겠소.

10년 동안 당신이 천식으로 많이 아플 때,
불쌍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날 두고 당신이 먼저 가면 어떡하나
너무 마음 졸였다오.

그러던 내가 작년(2004) 11월.
폐암 판정을 받고 이렇게 병상에 있다 보니
너무나 당신을 힘들게 하는구려.

당신 말을 좀 일찍 들었다면...
담배 말이오. 이제야 바보처럼
때늦은 후회를 하는 중이오.

그 동안 나도 직장생활하며 열심히 벌어다
당신에게 주었지만 당신 역시도 열심히 살림하며
자식 키우며 가문이 많이 기운 집에 와서
허리띠 졸라매며 살림 불리느라 참 훌륭하게 살았소.

내가 이 세상을 먼저 뜨게 되면 당신,
내가 없더라도 마음 굳게 먹고
우리 자식들 효도 많이 받으면서
오래도록 사랑하는 가족으로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를 바랄 뿐이오.

당신, 참된 평안을 갖도록 그렇게 기도하도록 해요.
당신을 많이 믿고, 많이 사랑하고,
많이 의지하며 살았소.

삼팔선 넘어와서 그래도 여보!
우리 참 행복하게 살았다고 생각하오.
나, 지금 병은 걸렸지만 당신 앞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소.

지금은 내가 당신을 남겨두고 먼저 가지만
우리 부부 사후 세계에 우리 자손들의
만복을 빌어주며 살 그 곳에,
내가 먼저 가서 기다리리다.

그렇다고 빨리 오라는 말을 아니오.
나와의 이별을 너무 슬퍼 말아요.
그렇지만 가끔 한번씩은 나를 생각하며
내가 즐겨 부르던 노랫소리도 생각해줘요.

"사랑은 사인이오, 고생은 코사인이오,
인생은 탄젠트라 복잡도 하다.
세모꼴은 생활의 기초니 배우면서 살아가세"

잘 있어요. 나의 아내 정숙 씨.

2005.7.9




- 당신의 남편 병렬 남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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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남긴 이는 이 글을 남긴 40일 후
2005년 8월 21일 운명하셨습니다.

살면서 숱한 이별을 경험해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한데, 어쩜 이렇게 이별은
맞닥뜨릴 때마다 아픈지 모르겠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아내의 이름을 부르는
담담한 목소리가 너무나 애잔합니다.





- 좋은 나라에서 평안히 계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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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수정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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