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기에 나에게 숨 쉬는 소리가 있습니다. 내가 봄의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건 순전히 동장군과 맞서 이긴 당신의 다윗정신 때문입니다.
해마다 사시사철 당신은 그런 정신과 헌신으로 한 번도 졸지 않고 늘 나에게 만나를 공급했습니다. 그리하여 작년에도 난 당신덕분에 별걱정 없이 봄엔 잎을 냈고 여름에는 꽃을 피웠으며, 가을엔 탐스런 열매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뿌리여, 이젠 나에게 당신은 인이 박혔습니다. 이 나뭇가지에게 당신이 없으면 난 아무 짓도 할 수 없으며, 소망조차 없답니다 바람 많은 이 세상, 하루도 못 버티고 쓰러집니다 나는 그날로 내 숨 쉬는 소리는 완전히 “뚝”입니다. 2008년 2월11일 나는 이번 설에(본인은 사정이 있어 설 전전날에 다녀옴) 부모님 산소에 다녀오면서 산의 나무들의 속삭이는 소리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우선먼저 아무래도 나뭇가지는 땅속 캄캄한 곳에서 헌신적으로 수고만하는 뿌리의 고마움을 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외에, 위에서 표현은 안 했습니다만, 물론 저의 육의 뿌리인 부모님과 조상님들의 헌신에 대해서도 연관지어 생각해 봤고요. 봄을 맞는 나뭇가지로서 하나님이 나에게 영의 양식을 늘 공급해주는 뿌리이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