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우리집 오는길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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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06.02.19
조회수6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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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손자 상명이가 나를활짝 웃게만든 이야기를 조금 해야겠다 시골에 있는 우리집앞 체전밭에는 지난가을에 그냥 뽑지않고 놓아둔 배추와 무우 몇개가 봄을 기다린다 이 채소들은 얼마 있지않으면 공다리 꽃을 피게 된다 아침에 닭장 없이 나무 밑에서 지난밤 잠을 잔 장닭이 목이메인 울음소리로 새벽을 깨우고 있다 해마다 이른 봄이 찾아오면 먼저 봄을 알리는 집 울타리 밑에 새싹 잡초들이 두엄 자리에서 상당하게 자라나는데 덤불속을 헤쳐보니 파릇파릇하게 돋아나 반가워 다시 덮어주었다
오늘은 주말이라서 약간 여유가 있는 시간이다 지난주 내내 목감기로 고생하는 아내을 바라보며 간신히 허락을 얻어 컴퓨터에 앉았다 왜냐 하면 직장에서 하루종일 있다가 내가 집에 돌아오면서 바로 서제로 들어와서 컴퓨터에 앉아버리니 그일들이 너무 속이 상했던 모양이 었다 그래서 이틀전에 아내로부터 단단히 기합을 받고 오늘은 근신 중이다
그런데 다시 컴퓨터 앞에 앉으려고 하니 나도 걱정이다 그러나 많은 네티즌들이 찾아오면 이야기 거리를 늘어 놓고 기다려야 하기에 오늘 아침에는 지난밤 서울에 있는 태어난지 40개월 (네살)된 손자상명이 녀석 때문에 생긴 이야기를 써보고 있다 우리 상명이는 영특 하여 가끔 나를 놀라게 하다
어제는 나와 전화를 하다가 내가 하던 전화를 아내에게 바꿔 주고나서 전화하는 내용을 들어 보는데 이 녀석이 저희할머니 하고는 전화로 이야기를 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화를 하다가 오늘은 갑짜기 할아버지를 바꿔 달란다 평소에는 나와 전화를 그리 오래 하지 않는녀석이다 상명이는 내가 전화를 하면 짹짹 할아버지 / 어이 우리 손자 상명인가/ 나 엄마 바꿔줄께요 / 하고 전화를 며느리에게 바
꾸면 그것이 끝이다 나와는 장난을 하면서 말이다
집사람을 시켜서 전화로 이야기를 많이 하게 하고 나는 그 옆에서 재미있게 그전화 내용을 듣곤한다 왜냐하면 집사람은 어린 상명이를 잘 구슬르기 때문에 오래까지 전화를 한다~ 이 녀석이 저를 좋아하는 할아버지를 나름데로 작전을 세우고 전화를 하는것이 참 재미가 있다
오늘 상명이가 하는 이야기는 자기 아빠가 서울 금천구에 있는 도성 교회에서 강도사로 시무 하다 미아 3거리에 있는 강북교회에 부목사님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그런데 이사를 가야 할곳이 마당치않아 한달여 그곳을 오고 가는데 금천구 시흥3동에서 그곳까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어린 상명이가 생각할 적에는 군산에 있는 시골 할아버지가 자기 집을 찾아 오려면 길을 잘몰라서 이사간 곳에 못올
거라는 생각을 하고 아내와 전화 를 하다가 할아버지가 우리집 올수 있어요 하면서 아내에게 물었던것이다
아내가 할아버지는 자동차로 상명이가 이사 하는 집을 잘 찾아 갈수 있다하니 이녀석이 다시 걱정이 되어 나에게 전화를 바꿔 달라면서 확인을 하는 것이다 /할아버지 우리집 올수 있어요 /그래 갈수있다/ 어떻게 우리 집오는 길 아세요 / 그래 요놈아 내가 자동차로 가면돼 /그러면 어떻게 와요? /할아버지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서 가면돼 / 안돼요 멀어요 / 그래도 갈수있어 / 안되는데 여기 멀어요........
어린 상명이가 생각해보니 지금 사는곳보다 더 멀리 떨어진 교회로 아빠따라 이사를 가야하니까 자동차 안에서 오래차를 타고 다니면서 할아버지가 여기까지 어떻게 올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생각을 해낸것이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전화를 해야하니까 할머니와 전화를 하다 말고 어린이 생각에 너무 멀어서 할아버지빨리 바꿔달라 하고 멀다는 이야기를 하는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한참을 웃었었다 평소에도 엉뚱 하게 말을 해서 웃기는 녀석이 오늘은 자기집에 올 할아버지 걱정을 다하고 있으니 더 예쁘게 생각이 된다 다녔던 유치원 친구들 걱정을 일일 하면서 이사를 해야하는 우리 상명이에 걱정도 크다 앞날에 늘하나님의 축복이 임하시길 기도드려야 겠다
오후에는 장인 어른께서 서울에서 군산에 오셨다
아산리 집에 다니려 한달여만에 오신것이다 집에 돌아와보니 지난 겨울 눈으로지붕 스레트는 거두어지고 안방에서는 보일러가 터저서 야단이었던것이다 내일 모레면 오시겠다고 중풍으로 고생을하시는 장모님을 모시고 떠나시더니 오늘은 서울로 가신다고 작정을 하신 것이다
서울 분당에 한아름마을 H 아파트 48평 짜리에서 사는 큰아들 집에 겨울을 보내시려고 가셨다가 오늘 집에와보니 불편하고 살기가 싫어서 오신 김에 안방 장롱에 장모님 손으로 만들어놓은 당신들의수의를 보자기에 싸 가지고 가신다 한다 이제 서울에 가시면 돌아 가신후에나 고향에 오시겠다 하신다
장인 어른께서는 아산리 원아산 경로당과 월령 경로당 그리고 원발산 경로당을 돌아다니시면서 그동안 고향 친구들에게 소주나 한잔씩 대접을 하시겠다고 큰 아들 완석이와 소주 2 L 들이 한상자씩 나누어 주시고 일일히 한잔씩 권하시고 술을 나눈후에 이곳에 남아있는 딸들을 모두불러 점심을 사주시고 직접 식사 대금까지 큰 아들을 시켜 치루게 하시고 서울로 떠나셨다
이제 남은 여생이 얼마는 남지는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사랑을 베풀어 주시겠다는 것이다 눈이내려 망가진 당신이 아끼고 사랑하던 집안살림들이 당신의 80세가 넘은 나이 처럼 서서히 당신을 떠나가는 모습으로 느끼셨던 것이다 장인 어른과 장모님은 자녀를 처음부터 딸만 여섯을 낳으셨다 딸 여섯을 낳으실 때마다
한숨으로 날을 지세우시더니 끝으로 아들 둘을 두셨다 지금까지 8 남매모두가 행복하게 잘살고 있다 끝으로 낳은 큰 아들과 둘째 아들을 낳을 적에는 명이 길으라고 탯줄을 당신 이빨로 끊어 주셨다한다 이아들 딸들이 잘 자라서 큰 아들은 기술 고등고시 두번를 단번에 합격한 건축 기술사로 대기업 중역이 된 나의 큰 처남이다
예전에는 큰 처남이 나와 식사를 할적에 늘 밥상 귀퉁이에 앉아서 식사를 했는데 오늘은 아버님 정면에서 식사를 하는 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나는 속으로 이녀석 어릴적에는 매형한테는 꼼짝도 못하더니 이제 저렇게 성장해서 제 자리를 차지하는 구나 생각를 했다 이것이 당연하지 않느냐 많이 성장한 처남을 보면서 든든한 마음이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처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번 했다 아버지 어머니를 잘 모시고 효도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마전에 아내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아버지 용돈을 처남들이 많이 드리고 평생계속 쓰라고 처남들이 아마 지갑에 충분히 드렸다 한다
오늘도 딸들이 아버지 용돈 좀 쓰세요 하니까 느어머니 허락을 받아야 된다 하신다 끝까지 아내를 사랑 하시는 장인 어른 의 모범된 모습을 나도 따라야 하는데 가끔씩 고집을 부리는 내 마음을 생각해보면서 이제 기약없이 고향을 떠나시는 장인 어른께 우리 손자가 나에게 하던 이야기 처럼 아버님 서울에서 집을 찾아오시는 길 아세요 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나는 식사를 마치고 다시 서울로 올라 가시는 장인 어른을 배웅 하고 떠나시는 차량이 사라질때까지 그 뒤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남은 여생 건강 하시기만 하시면 자손들에게 효도를 엄청받으실 부모님 부디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이서방 나만 좀 이렇게 생기지 않았으면 얼매냐 좋켰는가 그려지 안능가벼 아이고 어서 죽어야 할땐데 하시던 장모님 모습이 눈앞을 아른거려 한참이나 혼이났다
이글을 쓰고 나서 아내에게 큰소리 로 읽어 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큰소리로 한참 을 울어 버렸다 군산시지역경제과장 이종예 글
최근수정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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