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작성자 ***
작성일06.05.03
조회수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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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덕 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주임교수
지난 14년 5개월 동안 온갖 갈등과 논란 속에서 추진됐던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마침내 마무리됐다.
무려 33㎞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의 물막이 공사가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렸다.
새만금 간척 사업은 2조원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된
그야말로 단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개발 사업이다.
하지만 방조제 공사가 완전히 끝나려면 아직도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정말 모든 것이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가 정말 새로운 시작이다.
그간 야기된 갈등과 낭비가 더 이상 이어져서는 안될 일이다.
방조제의 규모는 정말 엄청나다.
군산과 부안을 육로로 연결하는 방조제는
김제평야를 살찌우는 만경강과 동진강이 흘러 들어가는
서해안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런 방조제의 완공으로 서울의 3분의 2에 해당하고,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이르는 광대한 `새 땅'이 솟아오르게 된다.
8600만평의 간척지와 3500만평의 담수호가 만들어진다.
그것도 사방으로 지평선이 보이는 말 그대로 평지(平地)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으로 이루어진 우리에게는 정말 가슴 설레는 낯선 광경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물막이 공사가 끝났다고 새만금의 미래가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새만금의 경제적 가치가 연간 1조원이 넘는다는
환경영향평가단의 추정이 보장된 수치는 아니라는 의미다.
아직 새로 만들어지는 땅의 구체적인 활용 계획도 완성되지 않았다.
방조제 내부의 기반 공사와 본격적인 내부 개발이 완성되려면
아직도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새만금 사업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인 셈이다.
다른 의견을 가진 이웃의 관심을 너그럽게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수용해주는 지혜와 자세가 필요하다.
그동안의 갈등과 논란을 통해 우리 사회에 서로 상반되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명백히 드러났다. 국토개발과 환경보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식량 안보와 통일을 대비한 농지 확보를 내세우는
중앙 정부와 관광을 중심의 개발을 주장하는 지역 주민 사이의 대립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친환경 간척지'로 만들겠다는 단순하고 순진한 구호만으로 해결하기에는
갈등의 수준이 너무 심각하다.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가 보다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해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국토 개발과 자연 환경의 보호가 모두 중요하고,
농지의 확보와 적정한 수준의 지역 개발도 필요한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늘날 민주화된 과학과 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다.
단순히 기술의 편리함과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시대가 아니라,
모든 사회적 갈등을 과학적 원리와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
원만하게 해결해야 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민주화된 사회에서 원만한 사회적 합의는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논리적 설득'에 의해 이루어진다.
끝까지 그런 설득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논리적인 설득을 합리적으로
너그럽게 수용하는 지혜와 자세가 필요하다.
국토 개발과 농지 확보가 중요하고, 갯벌의 생태계와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절대 양보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나'에게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이웃'이 용납하지 않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민주 사회의 기본적 원칙이다.
이웃에게 적당한 보상을 해주는 차선책도 허용될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무작정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각오와 자세가 필요하다.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는 공연한 것이 아니다.
시화호의 어리석은 실패를 절대로 반복해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면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내 국민을 설득시키는 일은 물론 정부의 몫이다.
농지 확보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의 꿈도 외면할 수 없다.
세계 3대 갯벌의 하나였던 갯벌은 방조제의 건설로 이미 사라져 버렸고,
되살릴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단순히 방조제의 일부를 개방한다고 옛 모습이 되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자연과 생태계의 모습은 세월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언제나 바람직한 것만도 아니다.
아쉽지만 갯벌 보다 더 나은 생태 환경을 만들어 내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능력을 미리부터 평가절하해서 포기해 버릴 이유는 없다.
- 출처 : 디지털타임스 -
지난 14년 5개월 동안 온갖 갈등과 논란 속에서 추진됐던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마침내 마무리됐다.
무려 33㎞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의 물막이 공사가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렸다.
새만금 간척 사업은 2조원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된
그야말로 단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개발 사업이다.
하지만 방조제 공사가 완전히 끝나려면 아직도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정말 모든 것이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가 정말 새로운 시작이다.
그간 야기된 갈등과 낭비가 더 이상 이어져서는 안될 일이다.
방조제의 규모는 정말 엄청나다.
군산과 부안을 육로로 연결하는 방조제는
김제평야를 살찌우는 만경강과 동진강이 흘러 들어가는
서해안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런 방조제의 완공으로 서울의 3분의 2에 해당하고,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이르는 광대한 `새 땅'이 솟아오르게 된다.
8600만평의 간척지와 3500만평의 담수호가 만들어진다.
그것도 사방으로 지평선이 보이는 말 그대로 평지(平地)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으로 이루어진 우리에게는 정말 가슴 설레는 낯선 광경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물막이 공사가 끝났다고 새만금의 미래가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새만금의 경제적 가치가 연간 1조원이 넘는다는
환경영향평가단의 추정이 보장된 수치는 아니라는 의미다.
아직 새로 만들어지는 땅의 구체적인 활용 계획도 완성되지 않았다.
방조제 내부의 기반 공사와 본격적인 내부 개발이 완성되려면
아직도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새만금 사업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인 셈이다.
다른 의견을 가진 이웃의 관심을 너그럽게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수용해주는 지혜와 자세가 필요하다.
그동안의 갈등과 논란을 통해 우리 사회에 서로 상반되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명백히 드러났다. 국토개발과 환경보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식량 안보와 통일을 대비한 농지 확보를 내세우는
중앙 정부와 관광을 중심의 개발을 주장하는 지역 주민 사이의 대립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친환경 간척지'로 만들겠다는 단순하고 순진한 구호만으로 해결하기에는
갈등의 수준이 너무 심각하다.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가 보다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해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국토 개발과 자연 환경의 보호가 모두 중요하고,
농지의 확보와 적정한 수준의 지역 개발도 필요한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늘날 민주화된 과학과 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다.
단순히 기술의 편리함과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시대가 아니라,
모든 사회적 갈등을 과학적 원리와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
원만하게 해결해야 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민주화된 사회에서 원만한 사회적 합의는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논리적 설득'에 의해 이루어진다.
끝까지 그런 설득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논리적인 설득을 합리적으로
너그럽게 수용하는 지혜와 자세가 필요하다.
국토 개발과 농지 확보가 중요하고, 갯벌의 생태계와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절대 양보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나'에게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이웃'이 용납하지 않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민주 사회의 기본적 원칙이다.
이웃에게 적당한 보상을 해주는 차선책도 허용될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무작정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각오와 자세가 필요하다.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는 공연한 것이 아니다.
시화호의 어리석은 실패를 절대로 반복해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면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내 국민을 설득시키는 일은 물론 정부의 몫이다.
농지 확보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의 꿈도 외면할 수 없다.
세계 3대 갯벌의 하나였던 갯벌은 방조제의 건설로 이미 사라져 버렸고,
되살릴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단순히 방조제의 일부를 개방한다고 옛 모습이 되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자연과 생태계의 모습은 세월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언제나 바람직한 것만도 아니다.
아쉽지만 갯벌 보다 더 나은 생태 환경을 만들어 내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능력을 미리부터 평가절하해서 포기해 버릴 이유는 없다.
- 출처 : 디지털타임스 -
최근수정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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