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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기관의 입찰은 복마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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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0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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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 2008.1.10.목
기관의 입찰은 복마전인가
기관의 입찰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각급 기관들은 새해 첫 달이 오면 해당 기관의 < 소식지 > 입찰을 실시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복마전이라는 표현이 난무하고 있다. < 짜고 친 고스톱 > 이라는 말도 공공연히 나온다. 특정업체를 위해 < 들러리를 섰다 > 는 말도 계속 터져 나온다.
전라북도교육청의 경우 2008년 1월 14일 < 2008년 푸른전북교육 소식지 > 제작을 위한 입찰을 실시한다. 그러나 입찰 날짜도 오기 전에 벌써부터 각종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 첫째는 심사위원 선정 문제다. 심사위원은 8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심사위원은 당초 2배수 가운데 당일 추첨으로 8명을 심사위원으로 정한다. 심사에 공정을 기한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심사위원 가운데는 너무 자주 참가하는 인물이 있다는 점이다. 전문성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심사위원이 자주 참여하다 보면 정실 심사가 되기 쉽다.
심사위원은 단 한 차례 정도만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한번 심사위원을 하면 최소 몇 년 이상은 심사에 참가할 수 없는 규정 등이 있는지 묻고 싶다. 만일 이런 규정이 있다면 사업설명회 때부터 참가업체에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도교육청은 심사의 공정성을 기한다는 명목으로 참가업체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참가업체는 많아야 겨우 대여섯 개다. 이런 상황에서 참가업체를 모르도록 한다는 것은 눈감고 아웅 하는 식이다.
▲ 둘째는 평가기준이다. 총 100점 만점 가운데 객관적 평가 20점, 입찰가격 평가 20점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주관적 평가 60점이다. 주관적 평가는 심사위원들이 얼마든지 재량을 가지고 점수를 매길 수 있는 항목이다.
주관적 평가는 모두 4개 항목이다. 1. 과업에 대한 이해도 (사업계획의 타당성 및 구체성)- 10점 2. 편집 및 기획 전략, 컨셉 (독창성, 효과성 등)- 20점 3. 표현 전략 및 레이아웃 (참신성, 감각성, 친밀도 등)- 20점 4. 편집 자료의 확보 및 제공 능력 (사진 및 이미지 자료 확보 등)- 10점으로 되어 있다.
주관적 평가 항목은 내용이 거창한데다 너무 추상적이다. 지나치게 추상적인 항목에서는 계량화된 점수가 나오기 어렵다. 이런 항목으로 점수를 매기기 위해서는 컴퓨터보다도 더 정교한 잣대가 있어야 한다. 정확하게 점수화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발상이다.
심사위원들에게 너무 지나친 재량권을 주었다는 지적이 높다. 처음부터 특정업체를 선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는 비난이 거세다. 객관적 평가와 입찰가격 평가는 처음부터 이미 점수가 나와 있다. 각종 서류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심사위원들도 어쩔 도리가 없다. 이미 처음부터 주관적 평가에서 결정이 나는 셈이다.
▲ 셋째 주관적 평가에 대한 최저 한계치 점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특정업체에게 최고 만점 점수를 줄 수 있다. 반면 라이벌 업체라고 생각되면 얼마든지 형편없는 점수를 줄 수 있다. 결국 점수 차이를 최대한 벌려 놓으면서 특정업체의 손을 들어줄 수 있는 것이다.
▲ 넷째 참가업체들의 프레젠테이션도 없다. 심사위원들 끼리 비공개로 함께 모여 점수를 매긴다. 따라서 입심이 세거나 힘깨나 쓰는 심사위원 한 명이 분위기를 휘어잡으면서 특정업체에게 점수를 몰아주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이런 사례들은 종전에 다른 기관에서도 수없이 있었던 일이다.
▲ 다섯째 심사에 탈락한 업체들은 자신의 점수가 얼마나 되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는 점이다. 이들은 어떤 항목에서 점수가 낮게 나와 탈락했는지 궁금할 것이다. 제대로 점수를 알아야 다음 해라도 다시 보완하여 입찰에 참가할 것이 아닌가. 그러나 당국에서는 선정업체는 물론 탈락업체들에 대한 점수를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이 있어야 마땅하다.
기관의 입찰 행태는 비단 전라북도교육청 뿐이 아니다. 도청, 시청, 군청 등 모든 일선 행정기관이 마찬가지다. 복마전이라는 비난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는 과정이 중요하다. 어항 속의 금붕어처럼 투명해야 한다.
< 정복규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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