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군산시립교향악단
작성일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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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비극적 서곡
[비극적 서곡]에 대해 브람스는 젊은 시절 비극적인 영웅을 다룬 고전희곡을 읽는 것을 좋아했고 그런 이야기를 소재로 한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과 [코리올란 서곡]에도 경의를 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비극적 서곡]이 단지 브람스의 심경 뿐만 아니라, 비극적 드라마를 승화시킨 베토벤의 서곡에 상당하는 작품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곡은 알레그로 논 트로포 d단조로 시작된다. 소나타 형식이지만 [대학축전 서곡]처럼 변칙적이지 않고 재료도 많지 않다. 투티에 의해 d단조 으뜸화음과 딸림화음이 연주되고 나서 현으로 제1주제가 나타난다. 처음에는 조용하다가 후반은 행진곡풍이 되어 힘을 얻어간다. 이 주제를 관이 확보하면 곡은 주제 처리에 새로운 악상도 가한 경과부로 들어간다.
마지막 가까이에서는 바이올린에 싱커페이션을 동반한 온화한 파도와 같은 진행이 저음현의 d음을 지속음으로 한 다음에 d단조로 나타난다. 그것이 Ab장조로 바뀌며 호른과 관악기에 의한 부드러운 악구가 등장한다. 이내 일단락하고 바이올린이 F장조로 노래하는 듯한 새로운 선율을 2주제로 연주하고 나서 코데타로 들어간다. 코데타에서는 정열적인 고양과 긴장이 느껴진다.
클라이맥스 이후 팀파니만이 남고, 피치카토 화음에 이끌려 현으로 제1주제가 나오고 발전부가 시작된다. 템포를 늦춰 4/4박자가 되고 제1주제 후반부 행진곡풍 리듬을 잠시 다룬 후 현에서 관으로 이어받아 경과부 선율이 다시 D장조로 돌아온다. 비올라 이하가 제1주제 서두를 차례로 나타내고 호른이 그것을 확대하고 나서 비올라가 제2주제를 제시하며, 바이올린이 그것을 받는다. 코데타 재현이후 코다로 이동하고, 제1주제에 의해 고조되며, 일단은 그것도 진정되지만, 결국 d단조로 힘차게 전곡이 끝난다. [비극적 서곡]에서 비극은 질질 끌고 우울한 그런 종류의 비극이 아니다. 그것을 품에 안고 가며 힘차게 다루는 남성적인 비극이다.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나가는 의지를 느끼게 하는 이 작품은 제목과 달리 삶에 대한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준다.
라이네케 플루트 협주곡
플루트 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 283은 독일의 작곡가 카를 라이네케에 의해 1908년에 작곡된 독주 플루트와 관현악 위한 협주곡이다. 곡을 쓴 카를 라이네케는 19세기 독일 낭만파를 대표하는 작곡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그는 1860년부터 1895년까지 약 30년 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관현악단을 이끌기도 하였다. 이 협주주곡은 라이네케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인 1908년 84세의 나이에 작곡한 만년의 작품으로, 그가 게반트하우스 관현악단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을 당시에 악단의 수석 플루티스트를 담당하던 막시밀리안 슈웨들러를 위해 작곡되었다. 작품의 초연은 곡이 완성되고 이듬해 1909년 3월15일에 라이프치히에서 슈웨들러의 독주 플루트에 의해 처음 무대에 올려졌고, 라이네케는 슈웨들러에게 이 협주곡을 헌정했다. 협주곡의 음악 스타일은 19세기 초 멘델스존과 슈만을 떠올리게 하는 전통적 낭만주의 색채로 꾸며져 있다. 또한 악곡의 분의기는 선율과 화성을 세밀하게 다르는 거장의 감각이 잘 드러난 악곡으로 전통을 계승하고 있어 포스트 낭만주의와 모더니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곡으로 소개되고는 작품이다.
브람스 교향곡 3번
브람스는 [교향곡 2번]을 작곡하던 시절에서부터 [교향곡 3번]을 완성하던 시기까지 6년 동안 이탈리아를 세 차례 여행했다. 그 두 번째는 1881년 3월이고 세 번째는 1882년 가을이었다. 이 곡은 유난히 브람스의 모든 교향곡 중에서 구성 면에서 명쾌하고 간명한 특성을 보이는데, 알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주제를 논리적으로 빈틈없이 전개시키고 있다. 이 점은 이탈리아 여행에서 받은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브람스는 헝가리, 네덜란드, 폴란드 등을 방문하며 예술적인 견문을 넓혔다. 이 즈음 브람스는 [바이올린 협주곡], [대학축전 서곡], [비극적 서곡], [피아노 협주곡 2번], [피아노 트리오 2번 Op.87], [현악 5중주 1번] 등 대표작들을 완성했다. 이러한 브람스의 체험들 때문에 [교향곡 3번]에서 [1번]이나 [2번]과는 상이한 양식을 썼을 거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선율을 뚜렷하게 노래하는 경향이 이전의 두 개 교향곡과 대비되는 대표적인 차이점이다.
브람스는 비스바덴에서 좋은 사람들과 만나며 매일 매일을 쾌적한 기분으로 보냈고, 음악 창작에 힘을 쏟았다. 한때 그는 34세 연하의 16세 소녀 헤르미네 슈피스와도 알고 지냈는데, 가수 지망생이었던 슈피스와 브람스의 결혼설이 돌기도 했다. 또 비스바덴 숲을 산책하면서 작곡 스케치를 자주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 속에서는 자연에 대한 공감과 자연의 따스함과 포용력이 전해져 온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점은 [교향곡 3번]을 전후해 브람스가 작곡한 가곡의 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각 가곡의 가사를 살펴봐도 연애 주제에서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음악의 주제가 옮겨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변화상들을 고려해보면 [교향곡 3번]에 노래하는 듯한 가곡적인 요소, 청명한 기운, 연애 감정 비슷한 설렘, 명랑함과 감상적인 기운이 복합적으로 감돌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의 두 대의 피아노 버전은 초연 한 달 전 11월 연주되었고, 초연은 1883년 12월 2일 빈 무지크페라인잘에서 한스 리히터가 지휘하는 빈 필의 연주로 거행되었다. 이후 브람스는 1884년에 몇 차례의 연주회를 통해 곡에 수정을 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대의 지휘자 한스 리히터는 이 곡을 ‘브람스의 영웅 교향곡’이라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한스 리히터는 베토벤 [교향곡 3번]이 ‘영웅, 에로이카’로 불린 것을 의식한 것일 뿐만 아니라, 브람스의 이 교향곡이 갖는 남성적인 강건함과 웅장하고 중후함 때문에 영웅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그러나 브람스의 ‘영웅’은 베토벤의 ‘영웅’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녔다. 각 악장이 쓸쓸하고 조용하게 끝맺는 것도 강인한 베토벤적 끝마침과 다르고, 작품 곳곳에 약간의 허무함이 배어 있는 것도 베토벤과 다르다. [에로이카 교향곡]의 연주시간이 긴 것에 비해 브람스의 [교향곡 3번]은 브람스의 모든 교향곡 가운데 연주 시간이 가장 짧다. 오히려 브람스는 이 곡을 ‘작은 교향곡(Symphonienchen)’이라 불렀다 한다. 3악장의 도입부에서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 선율이 흘러 나온다. 프랑스의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Aimez-Vous Brahms?)]란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그 영화 중에 이 교향곡의 3악장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이후 [교향곡 3번]은 브람스 작품 가운데 높은 대중적 인기를 자랑하는 곡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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