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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설명

군산시립교향악단 126회 정기연주회 -바이올린거장 울프발린과 함께하는 가을환타지-

작성자 시립교향악단

작성일17.09.12

조회수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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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작 교향곡 7번

 

“이 드보르자크의 [7번 교향곡]을 베토벤 이후의 가장 위대하고 순수한 예술 형식을 계승한 슈베르트의 C장조 교향곡과 브람스의 네 개의 교향곡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브람스가 작곡한 [교향곡 3번]을 1884년 1월 베를린에서 듣고 감동한 드보르자크는 새로운 교향곡을 작곡하고자 생각하여 1884년 12월 13일부터 작곡을 시작했다. 이미 영국에서 [교향곡 6번]과 [스타바트 마테르]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던 드보르자크는 마침 60여 년 전 베토벤에게 합창 교향곡을 의뢰한 런던의 필하모닉 소사이어티로부터 명예회원으로 선출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새로운 교향곡을 위촉 받은 것이다.

 

1880년대 초반은 그로서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시기인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힘든 시기였다. 1882년에 어머니가 세상을 뜨고 존경하던 체코 음악의 아버지인 스메타나가 1884년에 서거하며 드보르자크는 마음속에 무거운 짐을 얹고 있었다. 더군다나 보다 독일적인 작품을 써야 할지, 스메타나처럼 보다 체코의 민속적인 요소를 강조해야 할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자신의 음악적 행보에 대한 고민도 깊게 하고 있었다. 이렇듯 복잡한 심정 가운데 비엔나에서 브람스와 평론가 에두아르드 한슬릭이 드보르자크에게 호의와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에 힘을 얻어 그는 보헤미안의 정서를 독일 음악의 형식에 실어 내는 것에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그 결과 탄생한 걸작이 바로 [피아노 트리오 F단조 Op. 65]와 [교향곡 7번 D단조]다.

1884년 12월 22일, 드보르자크는 친구에게 편지를 보냈다. “지금 이 순간, 새로운 교향곡이 나를 지배하고 있어. 어디를 가나 온통 작품에 대한 생각뿐이야. 새 교향곡은 세상을 흔들어놓을 작품이어야 해.” 작곡가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프라하의 기차역을 걸으며 “새로운 교향곡의 첫 주제는 페스트에서 시골 사람들을 태운 열차가 도착하는 모습을 담을 것이다”라는 말을 하며 자신의 새로운 교향곡에 체코의 풍경과 분위기를 담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리고 당시 프라하의 국립극장에서는 당시 체코 정국의 어지러움으로 인해 정치적인 시위와 행사가 자주 열렸는데, 그는 당시의 정치적인 혼란을 극복하려는 국민의 염원과 자신의 애국심을 이 교향곡을 통해 표출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그는 작곡을 시작한 지 5일 만에 첫 악장의 스케치를 마쳤고 한 달 뒤에는 3악장과 4악장의 스케치까지 마무리했다. 특히 2악장에서는 체코의 아름다운 자연과 서정성을, 3악장에서는 체코의 토속적인 역동성을, 4악장에서는 국민을 압제하는 정치인들에게 저항하고자 하는 국민의 완강한 저항과 대화합을 담아냈다. 그런 까닭에 작품 전체는 이전 작품에서는 경험하기 힘들었던 비극적인 분위기와 민족적인 자존감, 영웅적인 고양감이 충만해 있다. 그의 교향곡들 가운데 가장 체코적인 요소가 강조된 [교향곡 7번]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작곡되어 1885년 3월 17일 완성, 다음 달인 4월 22일 런던의 성 제임스 홀에서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초연이 이루어져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1악장 Allegro maestoso에서는 무겁고 비장한 주제를 비올라와 첼로, 혼, 드럼, 베이스와 같은 저역 악기들을 통해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동시에 혼과 오보에의 전원적인 분위기와 대비시키며 집중력이 높으면서도 완벽한 구조를 갖는 형식을 만들어낸다. 특히 1주제와 2주제가 날카롭게 대조를 이루며 그 구성 방식에 있어서 브람스적인 뉘앙스를 언뜻언뜻 비추기도 한다. 2악장 Poco adagio는 느린 악장으로서 전원적이면서도 풍부한 감수성이 낭랑하게 흘러나오고, 3악장 Scherzo: Vivace는 현악군의 역동적인 리듬이 민속적인 느낌을 강조하며 교향곡 전체에 탄력을 불어넣는다. 마지막 4악장 Allegro는 풍부한 주제가 제시된 뒤 투쟁적이고 드라마틱하며 파워풀한 전개를 거치며 경건하면서도 영웅적인 코다로 마무리된다.

 

막스 브루흐 [스코틀랜드 환상곡] 스코틀랜드 민요 선율에 기초한 자유로운 환상곡

브루흐가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작곡한 것은 1879년에서 1880년에 걸친 겨울 동안, 베를린에서였다. 당시 그는 곧 영국 리버풀의 필하모니 협회의 음악감독(1880~83)으로 부임할 예정이었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브루흐는 이 곡을 영국, 그 중에서도 스코틀랜드의 민요에서 유래한 영감과 상상력으로 채웠다. 다만 보다 직접적인 작곡 동기는 그가 스코틀랜드 출신의 작가 월터 스코트(Walter Scott)의 작품에서 감동을 받은 데 있다고 전해진다.

사실 민요는 브루흐에게 있어서 창작의 원천이었다. 그는 20대 중반부터 영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의 민요들을 꾸준히, 면밀히 연구했고 그 성과를 자신의 음악에 반영했다. ‘선율’이야말로 음악에서 절대적인 존재라고 믿었던 그는 특히 민요선율의 소박한 단순성에 주목했다. 브루흐는 하나의 좋은 민요선율이 2백 개의 다른 음악선율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다고 단언했고, 민요가 지닌 내면성, 잠재력, 독창성, 그리고 아름다움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스코틀랜드 환상곡]은 그런 브루흐의 신념과 주관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올린 독주와 하프가 포함된 2관 편성 오케스트라의 협연을 위한 이 작품은 스코틀랜드 민요선율에 기초한 자유로운 형식을 취하고 있다.

악보상으로는 네 개의 악장으로 나뉘어 있지만 실제로는 3악장 구성처럼 들리는데, 그것은 중간의 스케르초 악장과 완서 악장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첫 악장 앞에는 느린 서주가 놓여 있으며, 첫 악장이 통상적인 빠른 템포가 아니라 느린 템포로 진행되는 것도 이채로운 점이라 하겠다.

서주- Grave 장중하게, e♭단조, 4/4박자
무겁게 탄식하는 듯한 관현악의 울림이 장송곡풍의 쓸쓸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시작된다. 그 위로 바이올린 독주가 랩소디풍의 선율을 얹어놓는데, 때로는 지그시 누르는 듯 흐르고 때로는 격하게 솟구쳐 몸부림치는 그 선율은 우수와 비감으로 가득하다. 말미의 페르마타에 이어 쉼 없이 제1악장으로 이행한다.

제1악장- Adagio cantabile 매우 느리게 노래하듯이, E♭장조, 3/4박자
관현악의 섬세한 울림이 다분히 종교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운데 하프의 아름다운 탄주가 두드러지며 환상적인 아우라가 피어오른다. 그 속에서 바이올린이 스코틀랜드 민요 '늙은 롭 모리스(Auld Rob Morris)'에 기초한 선율을 그윽하게 노래한다. 풍부한 표정과 따뜻한 정감으로 가득한 그 흐름은 듣는 이의 가슴에 애잔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제2악장 - Allegro 빠르게, E♭장조-G장조, 3/2박자
스케르초에 해당하는 악장. 목관의 울림이 스코틀랜드 민속악기인 백파이프를 연상시키는 관현악의 당당하고 힘찬 마르카토로 시작되어 이내 무곡풍의 리듬이 부각된다.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유쾌한 선율은 역시 스코틀랜드 민요인 '먼지투성이 방앗간 주인(Dusty Miller)'에 바탕을 두고 있다.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화려하고 다채로운 기교를 구사하는 변주가 한 동안 이어지다가, 종반부로 접어들면 템포가 아다지오로 느려지며 첫 악장을 회상하는 부분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흐름 그대로 단락 없이 다음 악장으로 넘어간다.

제3악장- Andante sostenuto 음 하나하나를 충실히 다루며 느리게, A♭장조, 4/4박자
바이올린이 다시금 스코틀랜드 민요에 기초한 선율을 노래한다. 그 민요의 제목은 ‘조니가 없어 나는 적적하다네 I'm a-doun for Lack O'Johnnie’. 처음에는 감미롭고 사랑스러운 노래가 잔잔히 흐르다가 차츰 분위기가 고조되어 중간부에 이르면 바이올린은 절절하고 격정적인 어조로 드높이 날아오른다. 그리고 다시 차분한 어조로 가라앉아 조용히 마무리된다.

제4악장- Allegro guerriero 빠르게 전투적으로, E♭장조, 4/4박자
시작과 함께 바이올린의 힘찬 독주로 부각되는 이 악장의 주제선율은 중세 스코틀랜드의 전투가 ‘우리 스코트 사람들은 월레스의 피를 흘렸다 Scots Wha hae wi Wallace bled’에 기초하고 있다. 여기서 바이올린은 눈부신 기교를 뽐내며, 하프도 다시금 활약한다. 전반적으로 활기차고 현란하며 리드미컬하게 진행되는 악장이지만, 중간에 C장조의 ‘Un poco tranquillo 조금 고요하게’ 부분이 삽입되어 대조를 이룬다. 그리고 종결부 직전에는 템포가 아다지오로 느려진 가운데 잠시 첫 악장의 주제를 회상하는 장면이 놓여 있다.

브루흐는 이 곡을 쓰면서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때 그랬던 것처럼 독일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요제프 요아힘 (Joseph Joachi m)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러나 정작 1881년 2월, 리버풀에서 요아힘과 이 곡을 협연했을 때 그는 요아힘이 작품을 망쳐버렸다며 불평했다고 한다.

사실 브루흐는 이 곡을 [ 찌고이네르바이젠 ]으로 유명한 스페인의 바이올리니스트 파블로 사라사테 (Pablo Sarasate)를 위해서 썼고 그에게 헌정했으며, 함부르크에서의 초연(1880년 9월)도 그와 함께 치렀다. 이 곡의 바이올린 독주부가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에 비해 한층 더 적극적인 기교를 과시하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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