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시립교향악단
작성일1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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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Carnaval des animaux / 동물의 사육제
<동물의 사육제>는 생상스의 작품 중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곡이다. 생상스가 이 곡을 작곡한 것은 1886년의 일로 당시 쉰한 살이었으며 생상스 자신의 말에 따르면 "사과나무가 사과를 맺듯이 운명처럼 작품을 썼다"고 한다. 제1곡 ‘서주와 사자왕의 행진’은 피아노가 당당한 행진곡 리듬을 연주하는 가운데 여섯 번째 마디부터 등장하는 묵직한 현악 합주가 사자왕의 등장을 알린다. 이 주제는 위엄을 띠고 있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우스꽝스럽다. 제2곡 ‘암탉과 수탉’은 피아노가 수탉을, 클라리넷이 암탉을 묘사하고 있으며 두 마리가 홰를 치며 다투는 듯한 분위기가 잘 살려져 있다. 제3곡 ‘당나귀’는 두 대의 피아노로만 연주된다. 현란한 기교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었던 당대의 피아니스트들을 조롱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제4곡 ‘거북이’는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천국과 지옥]에서 인용한 캉캉 선율로, 원래는 눈이 돌아갈 만큼 빠른 곡이다. 이런 곡을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연주함으로써 색다른 느낌을 자아냈다는 데 생상스의 재치가 엿보인다. 제5곡 ‘코끼리’ 는 거대한 코끼리가 왈츠 리듬에 맞춰 춤을 춘다. 제6곡 ‘캥거루’는 두 대의 피아노로만 연주되며, 독특한 리듬이 뒷다리로 뛰어다니는 캥거루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으며, 제7곡 ‘수족관’ 은 물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들의 나긋나긋한 움직임이 영롱한 선율로 묘사된다. 제8곡 ‘귀가 긴 등장인물’ 두 대의 바이올린으로 연주한다. 매우 단순하며 서로 겹치지 않는 두 음형이 고음역과 저음역으로 나뉘어 연주된다. 제9곡 ‘숲 속의 뻐꾸기’ 두 대의 피아노와 클라리넷으로 연주한다. 피아노의 단순한 화음이 숲의 적막함을 표현하는 가운데 클라리넷이 뻐꾸기의 울음소리를 흉내낸다.
제10곡 ‘큰 새장’은 플루트 주자에게 대단히 뛰어난 기량을 요구하는 곡이다. 도입부의 트레몰로가 새들의 날개짓을 묘사한 뒤, 이어지는 고음 선율이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묘사한다. 새들이 지저귀는 모습이나 다른 새의 등장도 암시하면서 화려하게 전개된다. 큰 새장 속에서 분주하게 날아다니는 새들의 모습을 공간적으로 잘 묘사한 곡이다. 제11곡 ‘피아니스트’에서 생상은 이곡에 대해 ‘연주자는 초보자가 치는 모양과 그 어색함을 흉내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피아니스트는 [동물의 사육제]에 등장하는 유일한 인간이지만, 어쨌든 인간도 동물이라면 동물이다. 피아노를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주 어렸을 때 연습했을 쉬운 음계를 첫머리 부분만 고집스럽게 연주하고 있다. 제12곡 ‘화석’ 처음에 실로폰이 연주하는 주제는 생상스 자신이 쓴 교향시 [죽음의 무도]의 주요 주제이며, 계속해서 프랑스 동요 ‘난 좋은 담배를 갖고 있다네’,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모차르트의 변주곡으로 유명하며, 우리나라에는 [반짝반짝 작은 별]로 알려져 있다)를 비롯해 여러 노래가 차례로 인용된다. [죽음의 무도] 주제로 되돌아온 뒤에는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로지나가 부르는 아리아 선율이 등장한다. 제13곡 ‘백조’ 여기서는 앞의 두 곡과는 달리 풍자적인 느낌이 전혀 없고 고전적인 우아함이 넘친다. 앞서 밝혔듯이 전곡 가운데 생상스가 생전에 출판을 허락한 유일한 곡이기도 하다. 빼어난 선율미 때문에 다른 편성으로 편곡해 연주하는 경우도 많다. 제14곡 ‘피날레’ 지금까지 사용된 악기 거의 전부가 등장한다. 피아노와 현이 연주했던 서주 악상이 다시 등장한 뒤, 클라리넷이 가볍고 재치 있는 주제를 연주하는데 이것은 오펜바흐 [천국과 지옥]의 피날레 선율이기도 하다. 이어 당나귀, 암탉, 캥거루, 노새 등 지금까지 등장했던 동물 대부분이 연이어 모습을 보이면서 떠들썩하게 전곡을 마무리한다.
Greensleeves /푸른 옷소매
영국의 근대작곡가로 꼽히는 R. 본 윌리엄스(1872~1958)의 대표적 소품. '푸른 옷소매'는 16세기말 영국의 노랫가락(민요)으로, 본래 이 곡은 1928년에 쓴 '사랑에 빠진 존경'이란 4막짜리 오페라의 간주곡으로 쓰였는데 1934년 독립시켜 환상곡으로 고쳐 썼다. 민요조의 서정적인 선율이 너무도 아름답고 인상적인 이 곡은 민요를 바탕으로 한 성공적인 편곡의 전형 중 하나다. 플루트와 하프가 짧은 선율을 노래하고 나면, 낮은 현악기가 가만가만히 아이를 잠재우는 듯 느릿한 리듬의 노래를 시작한다. 노래는 높은 현악기와 낮은 현악기를 오가며, 싸늘한 가을바람이 옷깃에 스며들 듯 듣는이의 마음 속으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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