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크너의 4번 교향곡은 그가 남긴 9개의 교향곡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가 있는 작품으로 그의 다른 교향곡에 비해 브루크너의 음악 어법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도 비교적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이 곡은 원래 1874년에 처음 작곡되었으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리허설 후 연주가 불가능하다고 하여 결국 공연이 성사되지 못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브루크너는 그 후 이 교향곡의 3악장과 4악장을 거의 전면 개정을 거쳐 1880년에 오늘날 우리가 듣는 것과 같은 내용과 형태의 4번 교향곡을 완성하였는데, 그 후 1881년에 한스 리히터의 지휘로 성공적으로 이 교향곡의 초연이 이루어지면서 브루크너는 작곡가로서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브루크너는 이 4번 교향곡에 직접 '낭만적'이라는 부제를 붙이는 한편, 교향곡 1악장 도입부의 호른 솔로에 대하여는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을 알리는 신호로, 또 이어지는 바이올린에 의한 제 2주제는 새의 소리롤, 그리고 2아장은 노래, 기도, 세레나데로, 3악장은 사냥, 그리고 중식시간에 연주되는 손풍금 가락(트리오 부분)등으로 매우 구체적인 설명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제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1악장은 '중세도시 -아침은 도시의 탑들로부터 울리는 소리를 부른다. - 성문들이 열린다. - 자랑스런 말을 타고 기사들은 바깥으로 나가고, 자연의 마술이 그들을 감싼다. - 숲의 웅성임 - 새소리 - 그리고 그와 같이 낭만적인 그림은 더 전개되어 간다.'는 식으로 설명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적지 않은 분들이 이 교향곡을 하나의 프로그램 음악처럼 여기고 그 의미를 구체적인 스토리와 연결시켜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이 작품을 낭만적인 바그너의 악극의 구체적인 장면과 연결시켜 설명하려는 시도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 4번 교향곡은 새벽녘에 지평선 위로 서서히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 주제는 완전5도의 하행음형 이후 원래로 복귀하는 상승 음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후반 상승 음형의 경우 3점 음표에 의한 매우 날카로운 리듬을 가지고 있습니다. 1악장은 전체 악장이 마치 위의 해돋이 주제를 기바능로 한 하나의 거대한 구축물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해돋이 주제를 통해 강한 구조적인 일체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제의 연관성은 브루크너가 노래, 기도, 세레나데라고 설명한 제2악장과 사냥 장면을 연상케 하는 제3악장에서도 발견한 수 있고 구조적으로 매우 복잡한 4악장 역시 이 해돋이 주제로 시작하여 해돋이 주제로 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