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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합니다
작성자***
작성일10.04.27
조회수679
첨부파일
얼마 전 50을 넘긴 저는 남들이 흔히 말하는 싱글파더입니다. 아들 녀석이 5살 되는 해 아내는 저희를 버리고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그 이후로 재혼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하늘이 내게 내려준 인연이 더 이상 없었는지 지금까지 쭉 혼자서 아들을 길러 왔습니다.
어린 아들 녀석이 어디 가서 편부가정이라는 티가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투박한 남자의 손으로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하기는 힘들었나 봅니다.
아들이 사춘기 이후 왠지 저를 대하는 것이 서먹해졌고 저도 덩달아 이제는 다 컸다고 생각하고 소홀히 하게 되고 그러면서 멀어지고 사소한 일로 다투게 되고...
결국 아들이 군입대하는 날 마중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남자라면 누구나 다 겪는 일에 호들갑 떨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서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군대 간 아들로부터 소포가 집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입고 간 사복이 편지와 함께 돌아온 것입니다. 일부러 담담한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편지를 펼친 저는 놀랐습니다. 편지는 '사랑하는 엄마에게' 로 시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담담해지자고 노력했지만 사람마음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더군요. 아니 내가 이놈을 어떻게 길렀는데 아버지보다 우리를 남겨두고 떠난 엄마를 먼저 찾는 겁니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편지를 구겨버리려고 했지만 엄마 없이 자란 녀석의 마음이 오죽했을까 싶어 그냥 편지를 끝까지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