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판은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게시할 수 있는 열린공간이며, 자율과 책임이 공존하는 토론문화 조성을 위하여 간단한 본인인증 만으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상업성 광고,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정치적 목적이나 성향, 반복성이 있는 게시물, 게시판 성격과 다른 게시물 등은 관리자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되거나 이동될 수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하여 불법유해 정보를 게시하거나 배포하면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제 74조에 따라 1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게시된 의견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답변하지 않습니다. 시정관련 건의사항 또는 답변을 원하는 사항은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를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울 엄니
작성자***
작성일10.07.01
조회수788
첨부파일
울 엄마는!
머리를 참빗으로 곱게 빗어 머릿기름을 바르고 머리를 말아
비녀를 꼿고 평생을 그렇게 사셨다 그래서 나는 엄마 머리는 항상 그런 줄만 알았다
나는 5남매중의 막내아들로 어머님의 귀여움을 많이 받으며 자랐고 그 시절 대부분의 막내들이 그러했듯이 나 또한 초등학교 5학년까지 꼭 엄마 젖을 만져야 잠을 이룰 수가 있었다
세월이 흘러 내가 중년이 되고 울 엄마는 할머니가 되셨다
자주 고향의 부모님을 뵈어야 하지만 직장생활을 멀리서 하다보니 생각보다는 그리 쉽게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불효자가 되었다
그러다가 직장을 고향 가까이에 오게 되었고 그런 데로 자주 고향을 찾을 수 가 있었다 그런데 80이 넘은 울 엄마가 어느날 얘야 내 머리카락이 자꾸만 흰 새치가 생긴다 하신다...ㅎㅎㅎ
사실 그랬다 울 엄마는 80이 넘었어도 흰 머리카락이 없이 까맣다 웃음이 나왔지만 나도 능청스럽게 그래 ! 엄마 머리 한번보자!! 어떻게 하노!! 엄마도 이제 늙었나보다 하고 새치를 뽑아드리고 손.발톱도 깍아 드렸다....
세월은 가는 인생을 막지는 못했다
내 나이 48세가 되든 해 울 엄마 84세가 되든 해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7년전 모든 것을 뒤로하고 저 세상으로 가셨다
내가 어릴 때 아버님께서 술을 많이 드신 날에는 울 엄마가 보고 싶다고 목 놓아 우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내가 지금 가끔 술을 많이 먹은 날에는 갑자기 엄마생각이 나고 눈물이 주체 없이 흘러 내리고 결국은 목 놓아 응응 울어버린다
어제가 마침 어머님 기일이다 장 조카가 올 봄 장가를 들어 부부가 나란히 어머님 영정 앞에 절을 하는 것을 보니 만약에 어머님께서 생존해 계셨다면 손자며느리가 얼마나 귀여웠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고 세월의 무상함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