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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이 3000t급 원자력잠수함 건조계획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이 원자력협정 개정에 합의하면서 사실상 우리 군도 원자력잠수함 건조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23일 "우리 군은 원자력잠수함 연구를 진행해왔지만 한미원자력협정 때문에 획득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며 "이번 협정으로 원자력잠수함 건조계획을 중장기적으로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군은 209급(1200t급) 9척과 214급(1800t) 4척 등 13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2019년까지 214급 잠수함이 9척으로 늘리고 3000t급 잠수함 3번함까지 건조한다는 계획도 마쳤다. 모두 디젤 잠수함이다.
그동안 해군내부에서 원자력잠수함 도입사업을 추진한바 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한미원자력협정이었다. 우리는 원전연료의 안정적 확보를 명분으로 재처리 기술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핵무장 확산을 막고 핵연료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의 핵 재처리 기술개발을 극구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디젤잠수함과 원자력잠수함의 가장 큰 차이는 이동속도와 장기간의 잠수능력이다. 원자력잠수함은 시간당 평균 20~25노트(40km)로 이동해 지구 한 바퀴를 40여일 만에 돌 수 있다. 물론 40여일 동안 물속에서 식품이나 연료보급을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디젤 잠수함의 사정은 다르다. 시속 6~7노트(12km)로 이동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만 140여일이 걸린다. 중간에 연료와 식품을 몇 차례 공급도 받아야 한다.
군은 이번 원자력협정이 합의되면 추가로 건조되는 3000t급 잠수함 4번함부터는 원자력 잠수함으로 건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자력발전용은 0.7~4%, 원자력잠수함용은 20~90%, 핵무기는 95% 이상의 우라늄 농축이 필요한데, 이번 협정에서 우라늄농축(20%미만) 합의에 따라 원자력잠수함 건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랑스군의 루비급 원자력잠수함도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이 사용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자주국방 의지에 따라 2004년 해군에서 원자력 중형잠수함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적이 있어 중장기적으로 건조계획을 추진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 보인다"고 말했다.